<박근혜 인물탐구> ② 주변인사 의혹 검증대에

<박근혜 인물탐구> ② 주변인사 의혹 검증대에

입력 2012-08-22 00:00
업데이트 2012-08-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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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이번 대선 가도에서 주변인사에 대한 혹독한 검증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故) 최태민 목사가 과거 박 후보를 뒷배경으로 호가호위했다는 논란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해방 직후 경찰공무원, 육군 헌병대 문관으로 활동한 최 목사는 스님이 됐다가 중학교를 설립해 교장을 지냈고 사이비 종교를 이끌었다는 설도 나오는 등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지난 1994년 사망한 최 목사는 7개의 이름을 갖고 있고 결혼도 6차례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육영수 여사 사망 이듬해인 1975년 ‘퍼스트레이디’를 대리한 박 후보에게 위로ㆍ격려 편지를 보낸 것을 인연으로 박 후보와 만남을 가졌다. 박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검증청문회에서 “마음에 와 닿고 만나보고 싶어 만난 분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후 최 목사는 목사 안수를 받았고 1975년 5월 개최한 구국기도회에서 박 후보를 대한구국선교단 명예총재로 추대했다. 구국선교단은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문제는 최 목사가 이 같은 단체를 이끌며 정ㆍ관ㆍ재ㆍ언론계 등 각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권 개입, 횡령, 사기 및 융자 알선 등의 권력형 비리, 여자관계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가 최 목사에 대한 내사보고서를 만들었고, 박정희 대통령 공보비서관을 지냈던 선우련씨의 비망록에 따르면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국’(親鞫)을 한 것으로 돼있다.

박 전 대통령은 딸인 박 후보와의 친분을 내세워 물의를 일으킨 최 목사에 대해 ‘거세’와 함께 구국봉사단 관련 단체 해체 등을 지시했다는 말도 있지만 최 목사는 여전히 새마음봉사단 명예총재를 맡았다.

박 후보는 최 목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실체가 없지 않는가.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아버지는 그런 일을 용서하거나 적당히 봐주는 분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최 목사는 1979년 10ㆍ26 사태 이후 전두환 당시 합수부장의 지시로 강원도로 보내지기도 했으나, 이후 박 후보가 이사장을 맡은 육영재단의 고문을 지내는 등 박 후보와 인연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의 생전 거주지가 박 후보의 삼성동 자택에서 500m 떨어졌다는 말도 있다.

지난 2007년 검증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와 최 목사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루머도 질문에 올랐고, 박 후보는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천벌받을 짓이 아니냐”며 “DNA 검사도 해주겠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 목사 사후에는 그의 딸인 최순실씨와 최씨의 남편인 정윤회씨가 박 후보의 주변인물로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대이은 충성’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윤회씨는 박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보좌관을 지냈다. 박 후보가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 때는 박근혜 총재 비서실장을 맡았다.

박 후보는 정씨에 대해 “최 목사의 사위란 것을 알았다”며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 당시 정씨가 돕겠다고 해서 순수한 인연이 됐고 이후 입법보조원으로서 도와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와 정씨의 공식적인 관계는 박 후보가 2004년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끊긴 것으로 돼있으나 이후에도 정씨에 대해 ‘박근혜 최측근 인사’, ‘정윤회 보고라인’ 등의 말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 2007년 경선 때는 박 후보의 외곽조직인 ‘강남팀’을 운영했고 심지어 지난 4ㆍ11 총선 공천 시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설, 박 후보의 보좌진들을 그가 추천했다는 설도 있다. 박 후보 측은 “정씨는 2004년 이후 박 후보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최 목사의 딸이자 정윤회씨의 부인인 최순실씨는 2007년 현재 강남구 신사동 7층, 4층짜리 건물 2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다. 7층짜리 빌딩에는 정윤회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얀슨이 입주해있다.

이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순실씨의 차명재산 의혹과 함께 최 목사 일가가 과거 육영재단 재산을 착복해 현재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부동산을 보유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박 후보는 2007년 검증청문회에서 “천부당 만부당하고 말도 안된다”며 “어떻게 육영재단 돈을 빼서 착복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의 혈육인 박지만씨와 박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도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1986년 육군 대위로 전역한 이후 5차례에 걸쳐 마약 혐의로 구속되는 등 한때 방황했으나 현재는 ㈜EG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말 재벌닷컴에 따르면 박씨는 1천억원대 주식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만씨는 현재 저축은행 비리로 수감 중인 신삼길 삼화저축은행이 체포되기 직전 같이 식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지난달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으면 검찰이 소환하거나 ‘혐의있다’고 오라고 했을텐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박지만씨의 부인이자 박 후보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도 삼화저축은행 법률고문을 맡은 전력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야당은 서 변호사가 저축은행 구명로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문수 경기지사는 “36세의 젊은 변호사가 26명을 거느리는 대규모 로펌의 대표이고, 비리로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의 법률고문을 맡았다가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홍콩으로 출국했다”며 ‘만사올통’(모든 일은 올케를 통한다)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박 후보의 또다른 동생인 박근령 한국재난구호 총장과 박씨의 14살 연하 남편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겸임교수는 박 후보와 거리가 멀어진 상태다.

신동욱씨는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부인 근령씨가 재단에서 나가게 되자 지난 2009년 박 후보의 미니홈피에 ‘육영재단을 폭력 강탈했다’, ‘중국에서 나를 납치ㆍ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는 비방글을 올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또한 박근령씨는 지난 4ㆍ11 총선 당시 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하려다 총선 막판에 뜻을 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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