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펀드 모집 사기 아니냐는 항의 전화에…”

안철수 “펀드 모집 사기 아니냐는 항의 전화에…”

입력 2012-11-15 00:00
업데이트 2012-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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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측 “허위사실 유포로 신뢰 깨”… 단일화 일정 차질 불가피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하루 만에 전격 중단된 것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의 신경전과 기싸움이 어우러지면서 빚어진 사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 측의 신뢰 문제 제기로 협상이 중단된 상태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아 조기 수습 자체가 현재로선 미지수다. 가뜩이나 시간에 쫓기고 있는 단일화 협상의 최종 타결은 더욱 험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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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경제·통일외교 정책팀 첫 회동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 이정우(왼쪽 두 번째)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 장하성(왼쪽 세 번째) 국민정책본부장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문재인·안철수 후보 복지경제팀·통일외교안보정책팀 1차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복지경제·통일외교 정책팀 첫 회동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 이정우(왼쪽 두 번째)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 장하성(왼쪽 세 번째) 국민정책본부장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문재인·안철수 후보 복지경제팀·통일외교안보정책팀 1차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후보 측은 14일 협상 중단의 최대 이유로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의 신뢰를 깨는 행위”를 꼽았다. 특히 지방 조직을 활용한 허위 사실 유포와 단일화 협상팀에 대한 인신 공격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단일화에서 안 후보가 양보한다면서 왜 국민펀드를 모금하느냐, 사기를 치는 거 아니냐는 항의 전화가 민원실에 계속 걸려 왔다.”면서 “또 민주당 측이 여론조사를 하면 안철수 얘기 나오기도 전에 끊어 버리라는 말을 퍼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선대위 조회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민주당을 향해 집중적인 성토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단일화 실무팀에 참여하고 있는 안 후보 측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에 대한 인신 공격도 원인으로 들었다. 문 후보 캠프의 정무2특보를 맡은 백원우 전 의원은 트위터에 이 실장이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왔을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포스터와 이 실장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시절 경력을 강조한 2007·2008년 언론 기사 사진을 ‘단일화 협상팀에 나온 이태규’라는 글과 함께 올리면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논란이 되자 백 전 의원은 글을 즉시 삭제했지만 해당 글은 이미 인터넷에 퍼진 뒤였다.

안 후보 측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안 후보가 문 후보를 만나 야권 단일 후보를 양보하겠다고 했다는 ‘후보 양보론’이다. 단일화 협상 중단 발표 전 브리핑을 했던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후보 양보론’에 대해 “단일화 정신을 해치는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 후보 측은 후보 양보론을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단일화를 하자고 하면서 무소속 대통령은 안 된다고 말하면 결국 안 후보는 안 된다는 뜻 아니냐.”고 반발했고 후보 양보론도 결국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안 후보 측의 강경 대응에 문 후보 캠프는 적잖이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캠프는 안 후보 측의 결정에 대한 대응을 놓고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안 후보 측의 발표 직후 황급히 캠프로 달려간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캠프 차원에서 안 후보를 자극했다는 오해가 없길 바란다.”면서 “후보 단일화는 국가 운명이 걸린 중대한 과제다. 협상은 중단 없이 계속돼야 하며 향후 양 캠프 공히 상대방을 자극할 언행에 신중을 기하자는 데 동의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협상 중단이라는 조치를 취한 것에는 서운한 감정도 있지만 협상 성공을 위해 자제하겠다는 뉘앙스도 묻어난다. 우 공보단장은 “안 후보 측이 예민하게 반응한 백 전 의원은 정무특보에서 물러났고, 모 조간에 나온 안 후보 양보론에 대해 캠프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일일이 확인했지만 그런 발언을 한 사람이 없다.”고 해명했다.

단일화 협상이 중단되면서 문 후보 측이 주장하는 단일화 방식인 ‘여론조사 방식+국민참여경선’ 도입은 더 힘들어졌다. 26일 단일 후보를 등록한다고 해도 남은 시간은 불과 12일에 불과하지만 선거인단 모집, 검증 등 경선 준비에만 10~11일이 걸린다. 적어도 15~16일까지는 경선 도입 합의를 해야 하지만 단일화 협상이 중단되면서 합의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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