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과거사 말 바꾸기에 ‘발끈’

정부, 日 과거사 말 바꾸기에 ‘발끈’

입력 2013-07-04 00:00
업데이트 2013-07-0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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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100번 하면 뭐하나…무슨말도 진정성 없어”

외교부가 4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조삼모사(朝三暮四)식’ 말 바꾸기에 발끈하고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지난 1일 새정부 출범후 처음으로 가진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다대(多大)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사죄하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틀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침략 역사 판단은 정치가가 아닌 역사가에게 일임해야 한다며 다시 도발성 발언을 했다.

한혜진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 최고 지도자의 안이한 역사 인식에 대해 실망과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이날 오전에 배포한 당국자 논평을 통해 “아베 총리의 발언은 기존 일본 정부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침략 책임을 고의로 외면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외교부 당국자들 사이에선 온종일 아베 총리의 발언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 당국자는 “말과 말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과거에) 사과를 100번 했으면 뭐하나. 무슨 말을 해도 진정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베 총리의 이번 과거사 발언에 외교부 당국자들이 특히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간 브루나이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가 한일간 주요 의제로 논의된 직후이기 때문이다.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역사문제는 존중하면서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한 개인, 또는 한 민족의 영혼을 다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 기시다 외상은 “아베 내각도 역사 문제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 나갈 것”이라며 “역사 인식에 대해 확실한 생각을 갖고 한국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화답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는 의미가 뭔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자기들이 하는 말이 뭘 의미하는지 정립이 안 돼 있고 그때그때 때우고 넘어가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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