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병사 軍 복무 ‘요지경’…무더기 징계

연예병사 軍 복무 ‘요지경’…무더기 징계

입력 2013-07-18 00:00
업데이트 2013-07-1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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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병사 제도 16년만에 폐지…특감결과 관리부실 확인

지난달 21일 춘천시 수변공원에서 열린 ‘위문열차’ 공연이 끝난 뒤 2명의 연예병사가 마사지를 받기 위해 숙소를 무단이탈했다.

이들은 밤늦은 시간에 35분간 안마방 3곳을 배회한 후 4번째 안마방에서 약 15분간 대기하다가 안마를 포기하고 숙소로 복귀했다.

같은 날 다른 연예병사 2명은 국방홍보원 인솔 간부의 묵인 아래 야식을 먹고 나서 숙소를 나와 영화를 봤다.

당시 국방홍보원의 담당 팀장은 공연 중 서울 자신의 집으로 복귀했고 다른 직원들도 공연에 참여한 연예병사들의 통제를 게을리했다.

국방부가 18일 발표한 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 감사결과에 따르면 위문열차 공연에 출연하는 연예병사들은 이처럼 일반 병사들과 달리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감사결과 연예병사 6명은 국방홍보원 대기실에 개인 휴대전화를 무단 반입해 사용했고 홍보지원대 담당자들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

심지어 국방홍보원은 2006년 5월부터 연예병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기실에 인터넷을 설치했고 밤늦은 시간에 연예병사들이 소속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대기실에서 잘 수 있도록 침대 8개를 배치했다.

야간이나 주말에는 라디오를 진행하는 연예병사를 위해 업무용 콜택시카드를 발급해주기도 했다.

연예병사들이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국방부 근무지원단 소속 병사이면서 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에서 업무를 보는 특성 때문이었다.

국방부 근무지원단의 지휘관들은 일과 시간에 홍보지원대에서 근무하는 연예병사들을 통제할 수 없었고 홍보지원대 간부들은 연예병사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올해 초 연예병사로 복무 중이던 가수 비(정지훈 예비역 병장)와 배우 김태희씨의 열애설이 불거져 국방부가 연예병사의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홍보지원대 특별관리지침’을 국방홍보원에 하달했으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연예병사들의 생활상이 방송 등을 통해 적나라하게 외부로 알려지면서 군 기강해이 문제가 제기됐고 국방부는 연예병사 제도 시행 16년 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군 당국은 연예병사 15명의 야전부대 재배치를 결정하면서 이중 8명을 휴대전화 반입과 숙소 무단이탈 등의 사유로 징계 의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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