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감사 논란, 朴대통령에 부담준 상황 고심한듯
양건 감사원장
양건 감사원장이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양 감사원장은 전임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3월11일 임명됐으며, 잔여임기 약 1년7개월을 남겨놓은 상태다.
양 감사원장의 사표가 수리될 경우, 헌법상 보장된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하게 된다.
양 감사원장은 새 정부 초기 일각의 ‘교체설’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양 감사원장은 지난달 10일 전임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 공약’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대운하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설계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발표된 뒤 ‘정치 감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새누리당내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양 감사원장에 대한 사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여권내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를 감안할 때 양 감사원장의 사의 표명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인해 임면권자인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준 데 대한 고심의 결과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이 집권 첫해 후반기 국정운영의 고삐를 죄면서 공직기강의 확립을 거듭 강조하는 현 상황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공직기강 확립이 감사원의 주된 임무이지만, 정치권과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감사원장으로서는 영(令)이 서기 힘들다는 점을 양 감사원장이 감안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양대 법과대 교수 출신인 양 감사원장은 사퇴후 대학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양 감사원장으로부터 얘기를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양 감사원장이 물러난다면 후임 인선이 곧바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지낸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 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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