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이슈’ 극대화…민주 국회복귀 압박
새누리당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을 지렛대로 정국 주도권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수세에 몰렸던 새누리당은 8일 현재 ‘이석기 사태’를 기점으로 야당과의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은 보수진영에 유리한 종북 이슈를 최대 쟁점으로 부각하면서 이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민주당의 찬성당론을 이례적으로 끌어냈다. 여기에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민주당 장외투쟁의 동력이 약화되는 ‘부수효과’도 톡톡히 봤다.
새누리당은 이 의원 구속 이후에도 제명안을 통해 ‘불씨’를 계속 살려두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민주당의 원내복귀를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명안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그전에 국회 차원에서 하루라도 빨리 ‘종북의원’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전략적으로 ‘이석기 카드’를 장기적 관점에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제명안 통과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반대로 제명안이 부결된다 하더라도 ‘야당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새누리당으로서는 크게 잃을 게 없는 상황이다. 갑론을박 끝에 처리가 지연되면 ‘종북문제’를 10·30 재보선과 멀게는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셈법도 하는 듯하다.
새누리당은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민주당의 원내복귀를 강온양면으로 압박하고 있다.
최경원 원내대표는 최근 노숙투쟁 중인 김한길 대표를 방문해 “해외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여야 대화복원을 시도했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민주당이 요구하는 박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국정원 개혁문제에 대해 여전히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요구대로 국정원 국내파트를 축소하거나 없앴다면 이석기 의원을 적발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민주당이 얘기하는 선결조건은 협상이 불가능하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조건을 제시해 여당으로서도 협상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이 지금의 꽉 막힌 정국을 풀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오는 11일 이후, 추석 연휴를 전후로 회동을 시도하며 야당과의 접점 찾기를 본격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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