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합의는 밤에 이뤄졌다…‘철도협상’ 전말

극적합의는 밤에 이뤄졌다…‘철도협상’ 전말

입력 2013-12-30 00:00
업데이트 2013-12-3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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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요구에 與 화답…철통보안 속 사흘만에 속전속결

사상 최장기 철도파업을 해결하는 여·야·정 3각 대화는 협상이 종료되고 나서도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철통 보안’ 속에 진행됐다.

지난 9일 철도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이후 노사가 극한 대치를 벌여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권과 노조가 결단을 내리려면 협상내용은 물론 과정조차도 철저한 보안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 파업에 본격적으로 여야가 ‘개입’한 시점은 지난 22일.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러 민주노총 강제진압에 나서자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의원 40여 명이 현장에서 즉석 중재를 시도했다.

김 대표는 지난 27일 경찰의 수배를 받던 철도노조 최은철 사무처장이 여의도 민주당사에 진입해 신변 보호와 함께 철도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하자 박기춘 의원을 ‘해결사’로 기용하는 카드를 뽑아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가 28일에 나를 긴급히 호출해 연내에 철도파업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풀어보라고 특별한 주문을 했다”며 “철도노조의 최은철 사무처장에게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는 하지 말자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파업 철회를 논의할 정부·여당 측 상대를 찾던 박 의원은 하루 뒤 노조 측의 동의를 얻어 철도 파업 관련 소관 상임위 소속이자 여당 중진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에게 협상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이고 29일 밤 9시 박 의원을 만난 김 의원은 2시간 넘게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당과 청와대로부터 유선으로 파업 철회 합의 관련 허락을 받아내고 박 의원과 민주노총 김영환 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밤늦게 파업 철회 관련 합의문을 만들고 (노조 측과) 구두 합의만으로는 안 되니 김 위원장을 만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이 같은 합의 사항을 다음 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보고해 추인을 받았고 철도노조는 파업 시작 22일 만에 파업철회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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