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 추도식서 김무성에 ‘작심비판’…주변도 깜짝

노건호, 추도식서 김무성에 ‘작심비판’…주변도 깜짝

입력 2015-05-23 20:52
업데이트 2015-05-2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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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전대통령을 권력다툼서 놓아달란 것” …지지층 결집 해석도”주변과 사전논의 없어”…돌발상황에 당혹감·환호 엇갈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 씨가 23일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면전에서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내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예상밖의 ‘맹공’에 당사자인 김 대표는 물론 현장에 있던 야당 관계자들까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건호씨가 갑작스레 ‘작심발언’을 내놓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날 중국에서 귀국한 건호씨는 이날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6주기 추모식에 참석, 유족 대표 인사를 위해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다.

연설 초반 그는 차분한 표정으로 “다채로운 추모 행사가 열렸다는 데 감격을 금할 수 없다. 5월은 한국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민주주의의 달로 남을 것”이라면서 담담하게 미리 준비해 온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그러나 연설 중반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다”면서 김 대표를 겨냥한 후로는 분위기가 급전환됐다.

건호 씨는 격앙된 표정과 어조로 김 전 대표를 향해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며 정상회의록을 피토하듯 읽었다”,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을 달아 종북몰이를 해대다가 아무말 없이 언론에 흘렸다” 등 비판을 이어갔다.

연설 중간중간에는 감정에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같은 돌발상황에 좌중은 크게 술렁였다. 김 대표를 포함한 여권 관계자들은 물론 일부 야당 인사들도 당혹스럽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청중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환호성도 터져나왔다.

한 참석자는 “여당에 대한 선명한 비판을 듣고는 일부 청중들이 ‘속이 시원하다’고 느끼는 듯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연설문은 주위 인사들과의 상의 없이 건호씨가 직접 준비했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한 친노 인사는 “6년 내내 유족 인사는 건호씨가 담당하고 있으며, 항상 스스로 원고를 준비한다. 이번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지난 대선 때 NLL논란에 이어 4·29 재보선 국면에서 성완종 전 의원 특별사면 논란까지 참여정부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개인적인 울분을 토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친노그룹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여당 대표가 처음으로 왔으니 이런 말을 한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 때에는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를 갖추자’고 하더니, 고비마다 참여정부와 노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면서 이같이 해석했다.

김 대표가 앞서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에 노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NLL 대화록 문제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는 점도 상처가 됐을 수 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김 전 대표의) 이번 추도식 방문 역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이용한 것이라며 서운해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번 발언을 두고 총선 1년 앞두고 야당이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을 야권 지지층 집결의 계기로 삼고자 강한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참여정부의 한 인사는 “총선이나 당내 계파갈등 등 정치상황을 언급한 발언은 아니다. 김 대표를 향한 본인의 생각을 얘기한 것”이라며 “오히려 연설의 핵심은 이제 대통령을 권력다툼에서 놓아달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 유족들이 여권에 대해 가진 분노와 불만을 이해하더라도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을 위해 참석한 자리에서 비판한 것은 신중치 못한 행동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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