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왜 ‘핵위협’ 수위 높일까…한미훈련에 불안감 반영

北김정은 왜 ‘핵위협’ 수위 높일까…한미훈련에 불안감 반영

입력 2016-03-09 09:31
수정 2016-03-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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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차단·결속 강화 의도…‘北핵능력’ 평가절하 반론 취지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위협’ 발언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핵무기 연구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를 만난 자리에서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면서 “이것이 진짜 핵억제력”이라고 밝힌 것으로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지난 3일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하면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쏠 수 있게 항시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던 김 제1위원장이 이번에는 핵무기의 수준에 대해 보다 구체화된 언급을 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핵무기 부문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만난 구체적인 장소나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발언의 내용 등으로 미뤄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7일 전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월6일 4차 핵실험 이후 일부 매체를 통해 ‘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을 만들었다고 주장해 왔으나 김 제1위원장이 직접 ‘핵탄두 경량화’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혼합장약구조’, ‘열핵반응’ 등 상당히 전문적인 용어까지 사용하며 핵물질과 핵무기, 운반수단 등의 추가적인 생산과 이미 배치된 핵타격수단의 부단한 개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무엇보다 올해 한미 연합훈련이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고 훈련 내용도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 등으로 대폭 강화되면서 불안감이 배가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은 1만5천명 이상으로 예년의 2배 수준이다.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호를 비롯해 핵잠수함, 공중급유기 등 장비도 대거 투입할 예정이다.

내용 또한 유사시 북한 최고 수뇌부와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 정권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고 결국 절대적인 권위를 지니는 김 제1위원장이 직접 ‘핵위협’의 전면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이 평가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한미훈련 등에 대한 내부 동요를 막고 체제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정한 평가에 반론을 펴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일 김 제1위원장의 ‘핵탄두’ 발언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도 김 위원장의 발언을 주요하게 다루면서도 이런 발언이 북한의 ‘틀에 박힌’ 수사라는 점과 실제 북한의 핵탄두 발사 능력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전면에 나서 구체적 언급으로 핵능력을 과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되는 현재 상황을 북한이 엄중하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통한 위협도를 한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선제공격이나 핵무기 생산 등에 대한 김정은 지시의 ‘신뢰성’을 입증하는 차원에서 북한이 도발 행위를 감행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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