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단체 대표 “개성공단 北근로자 절반 이상 타지역 이주”

탈북단체 대표 “개성공단 北근로자 절반 이상 타지역 이주”

입력 2016-03-09 17:33
수정 2016-03-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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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 北 내부 소식통 증언 근거로 주장“5만4천여명 중 2만명만 개성에 남아…울분 터트리고 있다”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북한 근로자의 절반 이상을 다른 지역의 기업소와 농장으로 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탈북단체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 내부 소식통의 증언을 근거로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5만4천여명 중 원래) 개성에 살던 근로자가 2만여명 정도인데 이들을 제외하고 개풍, 장풍, 해주에서 데려온 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 (해당 지역의) 기업소와 농장에서 일하게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개성에 남은 노동자들은 주변 농장으로 보내 일을 시킨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성 내 시장에는 전례 없이 설탕, 기름, 초콜릿, 의류 등 개성공단 관련 물품들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며 “(공장 폐쇄 직후) 여성용 속옷 공장 여성들은 (속옷을) 10장씩 들고 나왔다는데, 그것이 끊어져 (지금은) 시장이 썰렁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개성공단 가동 초기부터 남측의 도움 없이도 공단을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대규모 공단을 운영할 수 있는 정도의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지 못해당장 개성공단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개성공단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 내 발전소는 예성강발전소인데 수력발전소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하자 지난달 10일 대북제재 차원에서 개성공단 가동의 전면 중단을 발표했고, 북한은 다음 날 개성공단 폐쇄와 공단 내 남측 인원 추방으로 맞대응했다.

이에 정부는 개성공단으로 공급하던 전력을 끊었고 이에 따라 공단 내 식수 공급도 중단됐다.

김 대표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의 현재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목욕을 못한다”며 “여기(개성공단)서 누리던 생활환경이 완전히 바뀌어서 심한 불편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반감까진 아니라도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항거까지는 아니나 사람들이 웅성웅성하고 있다고 한다”며 “개성시당이 긴급히 각 인민반 등을 통해서 ‘적들에 대한 환상 버리고 원수에 대한 적개심을 높이자’고 강연하고 학습도 시키며, 개성공단에서 좋았던 감정을 전부 없애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공단 중단 이후에도) 한 달은 원래 줬던 수준에서 배급을 줬다지만, 앞으로도 계속 준다는 담보가 없어서 (배급을) 못 줄 것이란 이야기 나오니까 ‘굶어 죽으라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라오스 쪽으로 모두 보낸다는 등 외국에 진출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제 그런 소리도 없어졌다고 한다”며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걱정하지 말라. 우리 해외 나갈 준비가 돼 있다. 남조선이 아니라도 충분히 자강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그런 말도 사라졌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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