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틸러슨, 中 왕이에 ‘돌직구’…“북한 진정시켜라” 압박

美 틸러슨, 中 왕이에 ‘돌직구’…“북한 진정시켜라” 압박

입력 2017-02-18 09:22
업데이트 2017-02-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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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용한 수단” 주문…中기업 타격 주는 세컨더리보이콧 주목

중국을 향한 렉스 틸러슨 미국 신임 국무장관의 ‘초구’는 ‘돌직구’였다.

틸러슨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초면’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게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증가된 위협을 강조하고, 모든 가용한(available) 수단을 동원해 안정을 저해하는 북한의 행동을 완화시킬 것을 중국에 촉구(urge)했다고 미국 국무부가 밝혔다.

미국 국무부의 공식 발표에 “촉구한다”거나 “모든 가용한 수단” 등의 외교적으로 거친 표현이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공식 발표에 이 정도의 표현이 들어갔다면 실제 회담장에서의 표현은 더욱 직설적이고 구체적이었을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로 표현되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판단 아래 정책 전환을 예고하면서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누차 강조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보시절 중국에게 북핵 해결을 맡기겠다고 말했고 틸러슨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간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직격탄이 될 세컨더리보이콧(Secondary boycott·제3자 제재)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틸러슨은 거기서 더 나아가 지난 7일 한미 외교장관간 통화와 16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세컨더리보이콧 등 구체적인 중국의 대북 압박 견인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틸러슨 장관이 왕이 부장과의 첫 만남에서 이 정도의 고강도 발언을 한 것은 중국과 낯을 붉히더라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

관심은 중국의 반응에 집중된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틸러슨 장관에게 “중국과 미국은 세계 안정을 위해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밝힌 뒤 “미중간 공동의 이익(interest)이 차이를 훨씬 능가한다”며 양국간 협력적 관계를 강조했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미중간 아태지역 전략경쟁의 맥락 속에 있는 만큼 중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 촉구를 받아들일지는 큰 틀에서 양국관계가 어떻게 풀려가느냐와 연동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이 미국의 강한 압력을 받을 경우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어느 시점에 북핵과 관련한 대화 국면 조성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미국에 대해 느끼는 소위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와 비핵화 대화를 병행하는 방안 등을 중국이 제안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대화 모색이 이뤄지는 동안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꺾기 위한 대북 제재·압박의 동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한국외교의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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