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탄핵·黃권한대행 불출마에도 ‘속수무책’ 시름만

바른정당, 탄핵·黃권한대행 불출마에도 ‘속수무책’ 시름만

입력 2017-03-20 14:30
수정 2017-03-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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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탄핵’ 정당·주자 지지도 반전은커녕 내리막길 행진

바른정당이 창당 두 달이 다되도록 지지율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창당 초기만 해도 헌법재판소가 탄핵인용 결정을 내리기만 하면 강성 친박(친 박근혜)계를 제외한 의원들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바른정당이 ‘신(新) 보수 시대’의 중심이 되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창당 이후 탄핵선고까지 두 달 가까이 정당 지지도는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그래도 의원들은 “탄핵 이후 상황은 바뀔 것”이란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며 식지 않는 결기를 보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10일 이래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른정당의 지지도는 여전히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천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바른정당 지지도는 4%를 기록해 원내 5당인 정의당(5%)에도 뒤졌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2천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월 3주차(15~17일)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에서도 바른정당은 4.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선주자 지지도도 마찬가지다.

애초 바른정당이 기대했던 ‘박근혜 파면, 황교안 불출마’ 시나리오가 완성됐음에도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거듭하고 있다.

헌재 선고로 탄핵의 당위성을 인정받고 탄핵 전 여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불출마 선언을 하고 나면 갈 곳을 잃은 보수의 표심이 바른정당으로 결집하리라는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것이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유승민 의원은 3.8%, 남경필 지사는 1.6%를 각각 기록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9.8%)의 절반에도 못 미칠뿐더러, 정의당 심상정 대표(3.9%)보다도 뒤진 결과다.

앞선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지사 모두 1% 미만에 머무르면서 결과 발표 대상에서마저 제외됐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준표 지사라는 인물이 등장해 나름의 뉴스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포스트 탄핵’ 대안으로서의 주목을 빼앗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어쨌거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의원들의 동요도 심상치 않다.

집권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제3지대 구심점 역할을 통해 활로를 찾자며 “경선을 중단하고 대선후보를 내지 말자”는 주장부터, “어차피 한국당과 다시 합칠테니 그냥 가만히 있자”는 목소리까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특히 ‘태극기’와 ‘촛불’로 양분된 보수·진보 진영 대결 구도에서 ‘중도·보수’를 표방하고 나선 태생적 한계로 인해 절대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창당 이후 보여준 모습마저 집권여당 시절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크다.

한 핵심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초반 선거연령 하향조정 문제 등 정책 노선에서 혼선을 빚으며 결과적으로 외연 확장은커녕 집토끼도 제대로 끌어안지 못한 채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며 “탄핵 이후에는 때아닌 내부 주도권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크게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자성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우리가 마지막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대선 전 개헌’에 달렸다”면서 “패권주의 정치에 따른 적폐를 뿌리 뽑을 정치구조 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의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현실적으로 더이상의 ‘셀프(self) 해법’을 찾기엔 한국 정치의 구조적인 역동성의 문제에 부딪힌다”면서 “지금 같은 양극단의 정치 풍토 속에서 바른정당이 어떤 변화를 보인다 한들 보수 진영은 ‘배신자’, 진보 진영은 ‘그 나물이 그 밥’이라고 손가락질할 게 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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