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巨與 안건조정위·전체회의·필리버스터…단계마다 野 무력화

180석 巨與 안건조정위·전체회의·필리버스터…단계마다 野 무력화

손지은 기자
손지은 기자
입력 2020-12-08 17:16
수정 2020-12-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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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처리 등 본회의 준비 완료
의석 5분의 3 확보, 필리버스터 종료도 가능
12월 국회도 소집 완료, 관련법 모두 처리
국민의힘 “180석 입법독주 면죄부 아냐”
정의당도 우려 “힘으로 밀어붙이나”
與 중대재해처벌법·낙태죄는 모른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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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기립하여 찬성의사를 표하고 있다.2020. 12. 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기립하여 찬성의사를 표하고 있다.2020. 12. 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이 8일 야당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 등 9일 본회의 처리 준비를 완료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으로 법안소위·안건조정위·전체회의 등 모든 단계에서 야당을 무력화했다. 국민의힘의 마지막 저항 수단으로 본회의 필리버스터가 꼽히지만 이마저도 민주당의 독주를 잠시 늦출 뿐 큰 실효성은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본회의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 7일 12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공조 야당을 합친 ‘4+1’도 180석이 되지 않아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살라미 회기’ 전략을 구사했다.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를 끝내야 하는 국회법을 활용해 사흘짜리 임시국회를 연달아 여는 식이었다.

하지만 범여권이 180석을 차지한 21대 국회는 양상이 다르다. 필리버스터 종료 조건인 재적의원 5분의3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 회기를 30일로 잡았다. 국민의힘이 9일 본회의에 이어 10일부터 시작하는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반복하더라도 범여권이 합심하면 이를 종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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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의가 끝나고 나오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2020. 12. 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의가 끝나고 나오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2020. 12. 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민의힘이 이날 수차례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고도 필리버스터 관련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180석 거여의 힘을 막을 실질적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난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 가까운 의석을 몰아준 것이 집권당의 입법 독주에 면죄부를 준 게 아니라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훼손 행위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 수반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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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0. 12. 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0. 12. 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정의당도 민주당의 폭주를 비판했다. 김종철 대표는 통화에서 “필리버스터는 소수 야당의 발언권을 보장하는 제도”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민주당은 마치 시한이라도 정해 놓은 듯 최근 각 상임위에서 주요 법안들을 줄줄이 속전속결로 단독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시급한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는 절차를 핑계로 뒷짐을 지고 있으면서, 숙고와 합의가 필요한 법안들을 이렇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실제 국민 여론이 민감한 낙태죄 폐지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는 180석의 힘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공청회는 공수처법 단독 처리 와중에 요식행위로 진행됐다. 또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약속한 중대재해처벌법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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