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총동창회장 “예수도 회개하면 용서…백선엽 회개, 홍범도는 안했다” 주장

육사총동창회장 “예수도 회개하면 용서…백선엽 회개, 홍범도는 안했다” 주장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8-31 12:12
업데이트 2023-08-3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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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69·예비역 중장) 육군사관학교총동창회 회장은 “회개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 또 나라에 끼친 공적이 큰 사람과 적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거듭 촉구했다.

육사 34기로 임관, 28사단장과 인사사령관, 제49대 육사 교장을 역임한 박 회장은 31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육사총동창회 명의 성명 발표 배경 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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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앞 홍범도 흉상 이전 검토
국방부 앞 홍범도 흉상 이전 검토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2023.8.28 연합뉴스
박 회장 “홍 장군, 사관생도의 표상 삼기에는 무리”
“공산주의와 싸워야 하는 생도가 공산주의자에 경례”
“육사가 홍 장군을 추앙해야 하느냐” 반문

박 회장은 “육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정예 장병 양성 특수목적대학”이라며 “육사는 특정한 정치 이념이나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육사에서 독립군·광복군 흉상 등 시설 조형물을 나름대로 재배치하는 사업을 하는데 그것이 색깔론, 이념 분쟁으로 비화하여 나라가 떠들썩하다. 육사, 국방 종사자는 친일·민족분열 세력이라며 터무니없이 비약하는 정쟁을 보며 부적절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내가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홍범도 장군의 행적과 공과에 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박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봉오동 전투 등 홍범도 장군의 전과, 독립운동 기여도를 축소하거나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런 부분에서는 존경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소련군, 공산당원이었던 홍범도 장군을 사관생도들의 표상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회장은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은 정말로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지금 당장 공산주의와 싸워야 하는 집단인 사관학교 생도들이 공산주의자에 경례하고 다닌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육사에서 과연 그분을 추앙해야 하느냐”라고 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촉구하는 총동창회 명의의 성명을 내게 됐다고 박 회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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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1일 열린 독립전쟁영웅 5인 흉상 제막식에서 사관생도 등이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육사는 독립전쟁에 일생을 바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장병들이 훈련한 탄피 300㎏(소총탄 5만여발 분량)을 녹여 제작했다. 2018.3.1. 서울신문 DB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1일 열린 독립전쟁영웅 5인 흉상 제막식에서 사관생도 등이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육사는 독립전쟁에 일생을 바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장병들이 훈련한 탄피 300㎏(소총탄 5만여발 분량)을 녹여 제작했다. 2018.3.1.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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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전쟁 영웅 5명의 흉상.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흉상은 대한민국 군 장병이 훈련으로 사용한 실탄의 탄피 300㎏을 녹여 제작했다. 5.56㎜ 보통탄 5만발에 달하는 양이다. 2018년 제막식 당시 육사는 “독립군은 총과 실탄도 제대로 못 갖추고 싸웠지만, 이들의 희생으로 탄생한 군은 무장을 완비하고 나라를 지키고 있음을 기억하기 위한 것”설명한 바 있다. 2018.3.1 육군사관학교 제공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전쟁 영웅 5명의 흉상.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흉상은 대한민국 군 장병이 훈련으로 사용한 실탄의 탄피 300㎏을 녹여 제작했다. 5.56㎜ 보통탄 5만발에 달하는 양이다. 2018년 제막식 당시 육사는 “독립군은 총과 실탄도 제대로 못 갖추고 싸웠지만, 이들의 희생으로 탄생한 군은 무장을 완비하고 나라를 지키고 있음을 기억하기 위한 것”설명한 바 있다. 2018.3.1 육군사관학교 제공
“육사 동문 입장 비슷…2018년 설치 땐 몰랐다”
“당시 교수진 등 내부 반대는 많았던 것으로 안다”
“한-소련 수교 1991년, 박정희 땐 홍 장군 전력 몰랐을 것”

육사 동문 입장이 성명과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하느냔 질문에 박 회장은 “회원이 2만명 가까이 되니 여러 입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육사 졸업생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많은 졸업생에게 연락받았으며, 대부분 같은 생각이라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2018년 흉상 설치 당시에는 입장이 없었으냔 질문에는 “당시에는 동문이나 총동창회가 설치 사실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육사 내부 의견 수렴 때 교수진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전력에 관해서는 육사 동문 간 이견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정희 대통령 정부 등 역대 정부가 훈장을 추서하고, 박근혜 정부가 홍범도함을 진수하고, 문재인 정부가 유해를 봉환할 때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원 이력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냔 질문에 박 회장은 “한-소련 수교가 1991년 노태우 정부 때”라고 답했다.

박 회장은 “홍범도 장군 처음으로 훈장 추서했던 박정희 정부 때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원 이력을 잘 모르던 시절이었다”며 “장군의 행적은 1991년 수교 이후 소련군 문서에서 밝혀진 게 절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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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 6·25전쟁 정전 70주년과 백선엽 장군 3주기를 맞아 고(故) 백선엽 장군(1920~2020) 동상 제막식이 5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렸다. 백 장군 맏딸 백남희씨,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관진 백선엽장군기념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동상을 제막하고 있다. 2023.7.5 뉴스1
“당장 흉상 교체는 시기상조, 국민적 공감대 형성해야”
“백선엽 장군은 사관생도의 존경 받을 만하다”
“예수님도 회개하면 용서…홍 장군은 끝까지 공산당적 유지”

홍범도 장군 흉상이 있던 자리에 맥아더 장군이나 백선엽 장군 흉상을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또 “국민적 공감대를 더 형성해야 한다.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백선엽 장군은 사관생도의 존경을 받을 만하다”고 박 회장은 주장했다.

백선엽 장군의 친일전력(만주군 간도특설대 복무 등)에 관해서도 “예수님도 회개하면 봐주셨다”며 백 장군이 친일행적을 회개하고 한국전쟁 때 나라를 구한 점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홍범도 장군은 1927년 소련 공산당 입당 후 1943년에 돌아가실 때까지 당적을 유지하면서 소련으로부터 연금을 받았다. 반면 백선엽 장군은 20대 초반 한 몇 년간 일본군 간부를 했지만 광복 이후에는 대한민국 국군을 창설하는 데 혁혁한 일을 했고 6·25 전쟁에서도 나라를 구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수님도 회개하면 봐주지 않는가”라며 “회개한 사람과 회개하지 않은 사람, 나라에 끼친 공적이 큰 사람과 적은 사람을 우리는 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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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육사총동창회 15대 회장
박종선 육사총동창회 15대 회장 박종선(69) 육군 예비역 중장이 10일 제15대 육군사관학교총동창회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육사 34기로 임관한 박종선 신임 회장은 28사단장, 인사사령관, 육사 교장 등을 역임했다. 2023.1.10 육사총동창회 제공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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