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 등 107개국 재외국민 ‘역사적 투표’

미·중·일 등 107개국 재외국민 ‘역사적 투표’

입력 2012-03-29 00:00
업데이트 2012-03-2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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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투표율 中 3% 등 저조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재외국민 투표가 28일 시작됐다. 다음 달 2일까지 6일간 107개국 158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투표 첫날이어서 대부분의 투표소 투표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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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재외국민 투표 시작
사상 첫 재외국민 투표 시작 4·11 총선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28일 베이징 차오양구 동방동로의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헌정 사상 처음 실시되는 이번 투표는 새달 2일까지 107개국 158개 공관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재외선거에 유권자 등록을 마친 이들은 전체 대상자 223만 3193명의 5.5%인 12만 3571명으로 집계됐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한국 대사관에는 오전부터 투표 행렬이 이어져 투표 신청자 5758명 중 7%에 조금 못 미치는 371명이 투표를 마쳤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방패막이로 내몰린 ‘죄’로 전쟁이 끝난 뒤에도 B·C급 전범이 된 이학래(87)옹이 부인 강복순(77)씨와 투표를 해 주목을 받았다. 거동이 자유롭지 못해 부인의 부축을 받고 투표장에 온 이옹은 “일본에서건 한국에서건 태어나 처음 하는 투표”라며 “먼저 돌아가신 억울한 한국인 전범들의 몫까지 대신해 투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를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한국인으로서 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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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전범 몰린 이학래옹 ‘소중한 한표’
2차대전 전범 몰린 이학래옹 ‘소중한 한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B·C급 전범’ 판결을 받은 이학래옹 부부가 28일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4·11 총선 재외국민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이옹은 연합군 포로 감시원으로 태국∼미얀마 철도 건설 현장에 끌려갔다가 연합군 포로를 학대했다는 이유로 군사재판에서 ‘B·C급 전범’ 판결을 받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베이징 차오양구 동방동로에 위치한 주중 한국 대사관을 찾은 투표자는 총 181명에 그쳤다. 대부분 30~40대였다. 베이징 지역 유권자가 총 6330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투표율은 3%에도 못 미친다. 오전 11시쯤 톈진(天津)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30여명이 단체 투표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투표소는 하루 종일 한산했다.

베이징 주중 대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회 최광순 부위원장은 “고향을 떠난 지 오래돼 지역 후보에 관심이 없고 투표소도 한국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곳에서 떨어져 있어 투표율이 저조하다.”면서 “대선 때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대사관을 비롯해 9곳에서 투표가 실시된다.

미국에서도 28일 오전 8시(현지시간) 동부에 위치한 수도 워싱턴 지역에서부터 시차를 두고 재외국민 투표가 진행됐다.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번 재외국민 투표의 국가별 선거인 신청 비율은 미국이 2.66%, 일본이 4.02%, 중국은 8.10%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대선에서는 투표 신청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외 유권자의 투표지를 다음 달 3일 국내로 회송해 해당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관한 뒤 총선 당일 투표 마감 후 개표할 예정이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jrlee@seoul.co.kr

2012-03-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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