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개회사…”이석기사건 유감, 한점 의혹없이 밝혀야”
강창희 국회의장은 2일 정기국회가 여야의 의사일정 미합의로 사실상 초반부터 파행을 빚는 것과 관련, “여야의 흥정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강 의장은 이날 정기국회 개회사를 통해 “국회의장석에 선 저의 마음은 한없이 착잡하고 국민께 부끄럽고 송구하다”면서 “아직 정기국회 100일의 시간표조차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정기국회 개회식은 개최했지만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등을 둘러싼 대치로 정기국회 의사일정에는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강 의장은 “작년 세입세출 결산은 손도 대지 못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국회는 어떤 경우에도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국회의 의무를 수행하는 출발점이다. 특히 정기국회는 여야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국회는 힘을 모으기는커녕 여름 내내 싸웠다.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고, 국회의사당에 폭력적인 언사가 난무했다”면서 “정기국회 100일은 밤을 낮 삼아 일해도 부족한 시간이다. 국회가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면서 “지금부터는 국민의 상식을 따르는 편이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은 국회 파행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국정이라는 것을 깊이 생각해야 하고, 야당도 정기국회 파행으로 얻을 것이 무엇이 있겠는지 깊이 판단하기 바란다”면서 “여야 지도부 여러분에게 이른 시간 안에 정기국회 일정을 협의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것과 관련, “국회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우리 모두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른 시일 안에 진상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짐으로써 충격과 불안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개회식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에게는 “지난번 세법개정 문제로 여러분은 큰 경험을 했다”면서 “중요한 일일수록 시간을 갖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일에 정성을 쏟아주기 바란다. 절대로 오만한 정부가 되지 않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정 총리 등 국무위원을 비롯해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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