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시작…회의 개최 어려워
새누리당의 단독소집 요청으로 지난 11일부터 문을 연 3월 임시국회가 20일째 개점휴업을 면치 못하고 있다.여야는 30일까지 단 한 차례도 계류중인 법안 처리를 위해 대좌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그동안 온통 4·13 총선 공천작업에 몰입하면서 국회 업무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여야 협상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진전도 법안도 없어 본회의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총선이 정확히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총선 올인 모드’로 전환함에 따라 현재로선 3월 국회가 결국 회의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한 채 내달 9일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31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아주 급박하거나 중대한 경우가 아니면 국회 상임위나 본회의 개최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애초 새누리당은 3월 국회를 소집하면서 쟁점법안 처리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가 조속한 국회 통과를 여러 차례 강조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파견근로자보호법을 포함한 노동개혁 관련 4법, 여기에 테러방지법과 ‘쌍둥이 법안’으로 꼽은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주요 처리 대상 법안으로 꼽았다.
또 19대 국회 내내 주요 쟁점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마다 걸림돌이 됐던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 개정도 우선 처리과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총선 후보 공천심사에 들어가고, 여야 모두 공천후유증에 시달리면서 법안처리는 여야의 염두에서 벗어나 버렸다.
더민주 원내지도부 중 상당수가 공천에서 탈락한 점도 국회 공백의 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더민주 원내대표단 중 백군기(안보 부문 부대표)·강동원(당무 부대표)·부좌현(의원단 부대표) 의원이 공천배제되는 등 원내대표단이 사실상 와해되면서 더민주는 지난 15일부터 아예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지도 않았다.
백 의원은 뒤늦게 공천을 받아 기사회생했지만 강 의원과 부 의원은 결국 탈당까지 했다.
더민주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일(31일)부터 선거운동도 시작되므로 법안협상이 진행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국회에 계류중인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간 협상은 총선을 마친 뒤 빨라야 내달 하순께나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4월이든 5월이든 총선이 끝나면 아직 처리하지 못한 쟁점법안을 반드시 19대 국회 안에 통과시킬 것”이라 말했다.
18대 국회에서도 총선을 치룬 뒤 국회를 가동해 국회선진화법 등 주요법안을 처리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면 현역 의원 중 상당수가 낙선하게 되고, 앞서 공천을 받지 못한 여야 의원들도 ‘근로 의욕’을 상실하게 돼 19대 국회는 파장 분위기로 흐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이 여당인 새누리당은 공천갈등으로 인해 현역의원의 탈당이 잇따라 현재 의석수가 전체 292석 가운데 절반인 146석에 그쳐 계류법안을 힘있게 밀어붙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따라 결국 주요쟁점 법안들이 20대 국회로 이월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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