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본부장 문답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세 차례에 걸쳐 줄다리기를 벌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안주머니엔 두 장의 귀국행 비행기표가 들어 있다. 한 장은 1일 저녁 티켓, 다른 한 장은 2일 낮 티켓이다. 1일 타결을 목표로 하되 안 되면 2일 아침까지는 기다려 보고 그래도 안 되면 짐을 싸겠다는 생각이다. 1일 커크 대표와 두 번째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김 본부장은 “지난달 서울 협상 때와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해 양측이 치열한 기싸움을 펼쳤음을 시사했다. 김 본부장과의 문답이다.→진행 상황은.
-쉽지 않다. 지난달 서울 협상에서 나온 내용 그대로다. 새로운 것은 없고, 서로의 입장을 어떻게 절충하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다.
→결단만 남았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하지만 매우 복잡하다.
→오늘 쇠고기 문제에 대해 논의했나.
-쇠고기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서울 협상 때보다 진척됐나.
-이번 협상은 ‘패키지 협상’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합의가 안 되면 어느 것도 합의가 된 게 아니다.
→협상 전망은.
-아직 말하기 이르다. 미국도 이번에 결론을 내자는 의지가 있고, 저도 빈손으로 가기보다 결론을 내고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왔다.
→협상 시한이 하루 남았는데, 1일까지 합의가 안 되면 어떻게 하나.
-1일까지 합의가 안 되면 여기서 하루이틀 더 머물면서 협상할 수도 있고, 미국 측에서 한국에 와서 다시 협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일(1일) 저녁 귀국하는 비행기표와 2일 낮 귀국하는 비행기편을 각각 예매해 놓고 있다.
→이번에 합의하면 바뀐 협정문에 대한 서명식도 곧바로 하게 되나.
-실무진이 합의한 내용을 조문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조문화 작업을 완결하려면 한 달은 걸릴 것이다.
→조문화 작업까지 마치는 데 시한이 있나.
-조문화 작업을 포함해 연말까지는 마치자는 얘기를 계속해 왔다.
컬럼비아(미 메릴랜드주)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0-12-02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