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 다졌지만…‘FTA 재협상’ 기습 카드 꺼낸 트럼프

한·미 동맹 다졌지만…‘FTA 재협상’ 기습 카드 꺼낸 트럼프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7-07-01 02:18
수정 2017-07-01 02: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미 FTA 재협상 내용·전망

공동발표서 “자동차·철강 장벽 낮춰야”
靑 “사전 양해 구했지만… 부각 안 될 줄”
실제 재협상까지 상당 시간 걸릴 듯
트럼프 4월 “나프타 손본 뒤 재협상”
이미지 확대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간 상견례 및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으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양국 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한·미 FTA 재협상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이미지 확대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두 정상이 실내로 들어가 취재진 앞에서 다시 악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에 대해 ‘끔찍하다’는 표현을 써 가며 재협상을 주장해 왔다. 미국의 협조를 얻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의 재협상 드라이브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
이미지 확대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두 정상은 상견례장에서 세 번째 악수를 했다.
워싱턴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앞서 문 대통령은 28일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참여정부 때 타결한 FTA는 그 이후 재협상을 통해 이뤄진 수정을 통해 양국 간의 이익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FTA 재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미지 확대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만찬장에서 두 정상은 네 번째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손을 내밀었고 손이 하얗게 되도록 문 대통령의 손을 꽉 잡고 있다.
워싱턴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특히 “우리가 상품 교역에서는 흑자를 보고 있지만, 반대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우리가 거꾸로 적자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가 더 호혜적으로 발전되고 개선될 필요가 있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라고 밝혔지만, 되도록 이 문제가 양국 간 현안으로 대두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색을 내비쳤다.
이미지 확대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첫 만남서 4초…다섯번의 악수 외교 만찬을 마치고 두 정상 내외가 헤어지면서 서로 교차해서 악수를 했다.
워싱턴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청와대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이 정도로 강하게 요구할 것을 예상치 못한 분위기다. 정상회담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미 FTA에 대해 사전에 많은 이야기를 했고 이해를 구했으며, 미국 측 얘기가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생각한 것을 잘 안 바꾼다고 하긴 했는데 그 얘기가 크게 부각되진 않을 듯 싶다”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재협상을 강조했고 “우리는 미국 노동자에게 매우 좋은 협상을 원한다. 양자에게 공정한 협정이 돼야 한다”며 현재의 한·미 FTA가 ‘불공정’ 하다는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했다. 청와대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공동 언론발표에서 “(한국은) 자동차와 철강시장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다만 미국의 요구로 양국이 실제로 한·미 FTA 재협상에 돌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멕시코와 북미 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을 손본 뒤에 (한·미 FTA) 재협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를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뺏앗아 간 재앙’으로 표현했고, 한·미 FTA 역시 미국 노동자에 불리한 협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비춰볼 때 나프타 재협상 결과에 따라 한·미 FTA의 운명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언론 발표에서 한·미 FTA재협상이 “양국 교역 관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굳건한 한·미 동맹의 전제조건으로 FTA재협상을 내세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7-07-01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