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측 근본적 신뢰에 균열… 단일화 조기수습 미지수

文·安측 근본적 신뢰에 균열… 단일화 조기수습 미지수

입력 2012-11-15 00:00
업데이트 2012-11-1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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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룰협상’ 잠정 중단 원인 및 전망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하루 만에 신뢰 부족을 이유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이 협상 중단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들면서 시간에 쫓기는 협상이 최종 타결까지는 더욱 험난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협상 중단은 양 진영의 신경전과 기싸움이 어우러지면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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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경제·통일외교 정책팀 첫 회동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 이정우(왼쪽 두 번째)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 장하성(왼쪽 세 번째) 국민정책본부장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문재인·안철수 후보 복지경제팀·통일외교안보정책팀 1차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복지경제·통일외교 정책팀 첫 회동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 이정우(왼쪽 두 번째)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 장하성(왼쪽 세 번째) 국민정책본부장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문재인·안철수 후보 복지경제팀·통일외교안보정책팀 1차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과정에서도 최종 타결까지 두 차례 협상이 무산될 뻔했다. 고비 때마다 노·정 두 후보가 직접 결단해 매듭을 풀어 간 것처럼 이번에도 두 후보가 전면에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근본적인 신뢰 문제 때문에 야기된 사태인 만큼 조기 수습이 가능한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단일화 판 자체를 깨기보다는 양 진영이 냉각기를 가진 뒤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 후보 측은 14일 협상 중단의 최대 이유로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의 신뢰를 깨는 일련의 행위”를 꼽았다. 특히 지방 조직을 활용한 허위사실 유포와 단일화 협상팀에 대한 인신 공격에 격앙된 기류가 팽배했다.

안 후보 측 박인복 민원실장은 “양보한다면서 왜 펀드를 모금하느냐는 등의 항의성 문의가 이어졌다.”며 “문 후보 측 인사들이 소문의 진원지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협상 실무팀원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을 지목해 문 후보 측 백원우 전 의원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한나라당 정권을 만들었던 사람”, “모욕감을 느낀다.”는 글을 올린 것도 인신 공격으로 규정했다.

문 후보 측 단일화 협상팀인 김기식 의원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는 문제가 있다.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 방식을 하려면 16일까지는 합의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문제 삼았다.

공식 발표 외에 협상 관련 사안을 언급하지 않기로 한 전날 합의를 하루 만에 허물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쇄신파의 친노 2선 후퇴 요구로 문 후보 캠프에서 사퇴한 윤건영 전 일정기획팀장이 전날 단일화 실무단 첫 회의에 배석한 것도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안 캠프 관계자는 “윤 전 팀장이 회의에 들어오면서 문 후보 측의 개혁과 쇄신에 대한 진정성에 의심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문·안 두 후보의 지난 6일 단독 회동 이후 치킨게임 식의 기싸움을 반복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이 “새정치공동선언과 단일화 과정을 함께 협상한다.”고 발표하자 안 후보 측은 즉각 ‘선(先) 공동선언, 후(後) 단일화’라고 정정했다. 진 대변인이 “오해했다.”고 물러서며 봉합되는 듯했다. 이후 단일화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 ‘안철수 양보론’이 확산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안 후보 측은 조광희 비서실장을 내세워 유감을 표명하고 문 후보 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결국 단일화 국면에서 누적된 갈등이 폭발한 셈이다.

정치권은 안 후보의 초강수를 지지율 정체 상황을 반전하기 위한 ‘판 흔들기’ 성격으로도 해석한다. 안 후보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는 안 후보 양보론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안 후보 측으로서는 단일화 협상을 중단시켰다는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양보는 없다.’는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해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는 해석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12-11-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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