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北, 작년 11월 화폐개혁은 권력 승계용”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北, 작년 11월 화폐개혁은 권력 승계용”

입력 2010-12-02 00:00
업데이트 2010-12-02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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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11월 단행했던 화폐개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을 아들 김정은의 권력승계를 위한 준비용이었다는 분석이 공개됐다. 정치적 반대세력을 색출하기 위한 치밀한 함정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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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건 무슨 내용 들어있기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독일 북동쪽 슈베른 지역에서 한 여성이 위키리크스의 홈페이지를 통해 미 국무부 외교 문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바로 옆 모니터에는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샌지의 사진이 보인다. 슈베른 AFP 연합뉴스
“외교문건 무슨 내용 들어있기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독일 북동쪽 슈베른 지역에서 한 여성이 위키리크스의 홈페이지를 통해 미 국무부 외교 문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바로 옆 모니터에는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샌지의 사진이 보인다.
슈베른 AFP 연합뉴스
1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기밀 외교전문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은 최근 본국에 보낸 전문에서 데이비드 시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와 스티븐 워크먼 중국 선양 주재 총영사가 지난해 12월 15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만나 파악한 북한 정황을 보고했다. 이 소식통은 북·중 간 경제관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인사로 소개됐으나 정확한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북한이 화폐개혁을 단행한 이유는 정치적 반대세력을 색출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권력 승계자인 김정은에 반대하는 내부 세력을 찾아내려는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화폐개혁을 원한 반면 그의 맏형인 김정남은 베트남식 개혁을 선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화폐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은 김정은의 권력승계 반대세력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2차 핵실험 역시 권력승계 계획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화폐개혁은 이외에도 인플레이션 해소, 빈부격차 완화, 국내 통화 및 외화 장악 등의 목적을 갖고 있었으며 단행 이후의 엄청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는 “상점의 거래가 거의 중단됐고, TV는 4000원에서 2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면서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하며, 화폐개혁을 권력투쟁의 일환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쇠한 김 위원장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다른 사람 말을 듣지 않는 ‘피해 망상증’에 걸렸다고 평가했고, 교환학생 자격으로 중국으로 건너간 북한 학생이 망명하자 중국에 있는 모든 북한 학생을 불러들인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12-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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