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우라늄 농축’ 어디까지 진행됐나

‘北우라늄 농축’ 어디까지 진행됐나

입력 2010-12-16 00:00
업데이트 2010-12-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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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외 지역 은닉…완성된 기술 수입 추정

 북한이 지난달 미국 전문가들에게 공개한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 외에도 수 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기술 수준과 추가 시설 존재 여부 등이 명확하게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영변이 이미 외부에 노출된 장소인데다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시인했던 시점이 2002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서다.

 지난달 방북해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을 직접 확인하고 돌아온 지그프리트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소장이 북한의 다른 지역에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가능한 비밀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헤커 소장은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종전에 사찰을 받았던 장소에 (무기제조를 위한) 시설을 건설하고 이를 외국인에게 공개하는 상식에 맞지 않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글렌 데이비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미국 대사도 이달 초 IAEA 이사회에서 ”북한이 자신들의 주장과는 달리 2009년 4월보다 훨씬 전부터 우라늄 농축 작업을 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 역시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외에 최소한 한 곳 이상에서 또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가 농축시설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국내 언론은 한.미 당국이 3∼4곳에 별도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금창리 동굴단지와 평양시내 연구소,양강도 영저리의 미사일 기지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금창리 시설은 지난 10월 사망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2004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HEU 개발 계획이 감쳐져 있다고 믿고 있다“고 증언했던 곳이다.

 북한은 헤커 박사에게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에 설치했다고 밝힌 원심분리기 2천대를 가동한다면 연간 1∼2개의 우라늄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3∼4곳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실제 존재한다면 산술적으로 매년 최소 4∼5개에서 최대 8∼10개의 우라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14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이란보다 ‘상당히 발달한’ 핵기술을 가진 것으로 결론지었다.

 게리 새모어 미 백악관 핵 비확산 담당 보좌관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이 여러 장애물에 막힌 이란 핵프로그램보다 더 효율적이고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게다가 북한이 실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시작한 시점은 이를 시인한 2002년보다 훨씬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서 북한이 복수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고 실제 핵무기 생산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초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 직후,최소한 1996년부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16일 ”북한은 사찰이나 공격에 대비해 노출된 영변이 아닌 다른 곳에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은닉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에 공개된 영변 시설의 기술수준으로 볼 때 간접적으로 기술을 도입해서 자체 개발했다기 보다는 소련 붕괴 과정 등을 계기로 완성된 기술 형태로 수입한 것으로 보이며 내년쯤에는 핵실험을 통해 우라늄 농축 성공을 과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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