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상황실 근무를 누가 하고 싶겠어요?”

”112상황실 근무를 누가 하고 싶겠어요?”

입력 2012-08-02 00:00
업데이트 2012-08-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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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도 보상 ‘無’재교육,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없어

“스트레스도 많고 민원인들에게 욕이나 듣고…. 누가 근무하고 싶겠어요?”

2일 광주의 한 경찰서 상황실에서 만난 한 경찰관은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오원춘 사건’으로 상황실 근무가 강화되면서 3부제 근무가 4부제로 바뀌었지만, 상황실 경찰관들의 근무 만족도는 제자리를 맴도는 모습이다.

상황실 근무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야식비 지원 등 인센티브 부여 방안도 논의됐지만 늘 그렇듯 예산 부족에 막혀 있다.

오전 7시30분에 출근해 12시간을 근무하는데도 별도의 근무 수당이 없다. 밤을 새워 근무하는 야근자들은 자비를 털어 야식비를 내야 한다.

112상황실 근무자 평가를 신고자에게 전화해 만족도를 물어 서비스의 질을 평가하는 ‘정성평가’를 하다 보니 업무를 많이 처리해도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일도 많다.

이렇다 보니 상황실 근무를 꺼리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려는 경찰관도 없다. 일부 경찰관은 수당을 받으려고 쉬는 날 일부러 담당 지역을 순찰하기도 한다.

한 경찰관은 “온종일 헤드폰을 쓰고 일하다 보니 가끔 귀가 먹먹하고 어지러운 이명현상도 겪는다”며 “욕하는 사람도 많은데 일일이 친절하게 응대해야 하는 것도 큰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황실 근무자에 대한 치료나 상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황실 근무자로 임명되면 경찰교육원에서 3주 교육을 받고 다시 지방청에서 2주, 일선 서에서 1주 등 모두 6주의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상황실 배치 이후에는 재교육 프로그램이 없다.

심리 상담 프로그램이 있지만 다른 부서 직원들과 같아 차별성이 없다. 광주지방경찰청의 경우 광산구 정신보건센터와 함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위험 증후군을 상·중·하로 나눠 상담사와 연결하도록 하고 있으나 상황실 근무자에 대한 별도의 상담 프로그램은 하지 않고 있다.

박민준 광주지방경찰청 종합상황실장은 “매일 전화로 민원인들의 상담에 응해야 하고 긴장 속에 근무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매우 심각하다”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게 해주는 등 상황실 근무자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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