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장비를 갖췄다는 대학병원의 건강검진 오진 사례가 가장 많을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암 오진 때문에 건강검진 맹신이 오히려 화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접수된 암 오진 관련 피해 상담 건수가 지난해 507건으로 2010년 213건보다 138%나 늘었다. 2009년에는 247건이었다.
피해 상담이 보상 등으로 이어진 사례는 지난해 74건으로 2010년(40건)보다 85%나 증가했다.
암 환자는 매년 17만명이 새로 생기지만 암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치료하면 완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검진이나 진료를 받았는데도 오진 탓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화를 키운 셈이다.
지난 3년간 암 오진 피해자는 40∼60대가 전체의 82.6%(133건)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7.3%(60건)로 가장 많았고 40대(38건, 23.6%), 60대(35건, 21.7%), 70대 이상(13건, 8.1%), 30대(12건, 7.5%), 20대(3건, 1.8%) 순이었다.
암 오진이 가장 많은 질병은 폐암으로 전체의 18.6%(30건)에 달했다. 유방암(27건, 16.8%), 위암(21건, 13.1%), 자궁ㆍ난소암(21건, 13.1%), 간암(14건, 8.7%), 대장암(11건, 6.8%), 갑상선암(9건, 5.6%)이 뒤를 이었다.
암을 오진한 이유는 ‘추가 검사 소홀’이 전체의 33.5%(54건)로 최다였다. ‘영상 및 조직 판독 오류’(50건, 31%), ‘설명 미흡’(18건, 11.2%) 등도 많았다.
방사선이나 초음파 화질이 좋지 않아 판독이 어려웠거나 이상 소견이 있어 별도 진단이 필요함에도 정상으로 판독해 암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암을 오진한 기관은 대학병원이 전체의 33.5%(54건)로 최다였다.
오진으로 암 진단이 지연된 기간은 6개월 미만이 전체의 59.8%(73건)였다. 6개월 이상∼1년 미만이 18.9%(23건)였다. 3년 후 진단된 사례도 3.3%(4건)나 됐다.
암 오진 피해는 ‘치료 지연ㆍ악화’가 전체의 77.9%(95건)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진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사례도 22.1%(27건)에 달했다.
암 오진 배상금은 2009년 5천980만원, 2010년 2억2천220만원, 2011년 2억2천750만원 등 5억2천여만원이다.
소비자원은 암 오진 피해를 막으려면 건강검진 때 과거 병력, 증상 등을 자세히 병원에 알려주라고 당부했다.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통보돼도 신체에 이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 진찰을 받으라고 요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