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빈 비껴갔지만…대전·충남 피해 속출

덴빈 비껴갔지만…대전·충남 피해 속출

입력 2012-08-31 00:00
업데이트 201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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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사망, 침수·정전…도로 통제에 뱃길도 끊겨民·官·軍·警 하루종일 폭우 속 복구 ‘투혼’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이 한반도를 관통한 30일 간접 영향권에 든 대전·충남지역에서는 건물 10여채가 침수되고 3만1천여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천안에서는 쌓아놓은 통나무가 빗물에 휩쓸리며 배수작업을 하던 60대가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주민들은 비바람 속에서도 태풍 ‘볼라벤’ 때 입은 피해를 복구하느라 안간힘을 썼으나 연이은 태풍 강타로 피해 조기 복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덴빈이 경북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대전·세종·충남 15개 시·군의 태풍주의보는 해제됐다.

그러나 서해 충남 앞바다와 서해중부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유지되고 있고, 연중 바닷물의 수위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 기간이어서 아직 주의가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대전·충남지역에는 이날 오후 9시 현재 세종시 전의면 184.5㎜를 비롯해 서천에 167.5㎜, 부여 165㎜, 청양군 정산면 156.5㎜, 천안 136㎜, 공주 120㎜, 대전 119.4㎜, 보령 104㎜ 등의 누적 강우량을 기록했다.

◇주택·상가 침수, 3만1천가구 정전, 가로수 뽑히고… = 이날 오후 2시10분께 대전시 동구 대성동에서 상가가 물에 잠기는 등 대전지역 주택과 상가건물 7채가 침수됐다.

또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뽑히고 지붕·간판이 흔들리는 등 대전에서만 66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충남 지역에서도 논산, 천안 등지 과수 농가 6곳이 침수 피해를 입고 가로수 쓰러짐 등 128건의 피해가 집계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전과 충남 태안, 천안, 보령 지역 3만1천188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가 이날 오후 6시까지 99% 복구됐다.

◇인명피해도…천안서 1명 숨져 = 오후 2시30분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의 한 주택 옆에서 배수작업을 하던 서모(66)씨가 통나무와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서씨는 계곡과 인접해 있는 자신의 집으로 물이 들어오자 배수를 위해 비에 쓸려 온 통나무 등을 치우다가 변을 당했다.

또 낮 12시30분께 서산시 인지면 화수리의 한 도로에서 김모(54)씨가 몰던 택시가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면서 김씨와 승객 박모(48)씨가 경상을 입었다.

오후 3시50분께는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의 한 하천 인근 포도밭 컨테이너에서 포장 작업을 하던 변모(67)씨 등 2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도로 곳곳 통제…뱃길도 끊겨 =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대전 하상도로 전 구간에서 차량 운행이 통제됐고 천안 성정지하차도도 양방향 통행이 금지됐다. 세종시 서창리 하상도로는 침수로 통제 및 우회 조치가 이뤄졌다.

부여의 주정교차로 지하차도, 아산 봉강지하차도·외암 제1교 등은 하천이 범람하며 통제됐다.

세종시와 충남 논산, 태안, 청양, 천안, 계룡, 당진 등 7개 시·군에는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졌다.

또 서해상에 높은 파도가 일면서 뱃길도 끊어져 충남 섬 지역을 오가는 7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날 충남지역 초등학교 9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1곳 등 각급 학교 14곳은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빗속 복구 ‘투혼’…민·관·군·경 총력 = 충남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경찰과 군인 등이 투입돼 곳곳에서 복구작업을 벌였다.

충남경찰은 이날 전경대와 기동대 등 4개 중대 300여명을 동원해 홍성, 청양, 서산 등 7개 시·군에서 태풍피해 복구 지원활동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덴빈에 대비해 15개의 모든 경찰관서가 비상근무했다. 절개지 등 산사태가 우려되는 취약 지점 53곳의 예방순찰을 강화했다.

육군 32사단도 서천, 보령, 부여, 당진 등 11개 시·군 39곳에 군인 1천642명을 투입해 낙과를 줍고 부서진 비닐하우스를 철거하는 작업을 도왔다.

예산군에서는 공무원 300여명이 낙과 피해를 본 사과 재배 농가 등 1천100여 농가를 방문해 일손을 보탰다.

충남경찰의 한 관계자는 “떨어진 과일은 오래 놔두면 썩어서 병충해가 생기는 등 2차 피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빨리 처리할수록 좋다”며 “도민과 농민들이 두 번 울지 않도록 경찰력을 총동원해 일손을 돕겠다”고 말했다.

◇백중사리 겹쳐 저지대 ‘침수 우려’ 여전 = 태풍 덴빈은 비껴갔지만 충남 서해안에 많은 비를 뿌린 데다 파도가 높게 일고 있는 가운데 백중사리가 겹쳐 해안가 저지대의 침수피해가 우려된다.

이날 오후 2시40분 보령지역의 만조 수위가 665㎝로 태풍 볼라벤이 지나던 지난 28일 최고 만조 수위(570cm)보다 1m 가까이 높아졌다.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 바다로 빠져나가는 빗물이 백중사리 영향으로 역류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기상청 판단이다.

음력 7월15일(9월1일)인 백중날을 전후한 시기는 연중 조고가 가장 높아 ‘백중사리’로 불린다.

대전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내일 만조 예상시간인 오후 3시21분에 바닷물의 높이가 696cm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 저지대 주민은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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