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LG화학 폭발사고 때 ‘화염’ 있었다”

경찰 “LG화학 폭발사고 때 ‘화염’ 있었다”

입력 2012-08-31 00:00
업데이트 2012-08-3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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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없었다” 회사 주장과 배치…불길이 인명 피해 키운 듯

LG화학 청주공장 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재료공장 폭발사고 당시 짧은 순간이었지만 공장 내부가 화염에 휩싸였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불길은 없었다’는 회사 측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보인다.

또 사고 당시 장비 세팅 단계였다는 회사 측의 설명과 달리 이 공장에서는 이미 제품이 생산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청주 흥덕경찰서가 확보한 이 공장의 폭발 사고 당시 현장 CCTV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0시16분 공장 2층 내부 전체가 2초간 불길로 뒤덮였다. 그 뒤 검은 연기가 공장 내부를 가득 채웠다.

이 CCTV는 사고가 난 공장 2층 내부 상단에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공장 내부에는 기계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 불길이 공장 내부에 있던 휘발성 용매인 다이옥산 드럼통의 폭발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이 CCTV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폭발과 함께 불길을 번지게 한 화인(火因)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CCTV 확인 결과 생산라인 쪽에서 순식간에 불길이 번졌다”며 “드럼통에서 새어나온 유증기 때문에 불이 나 드럼통이 터진 것인지, 드럼통이 터지면서 화염이 내부를 뒤덮은 것인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찰관은 “다만 드럼통에는 불꽃이 튈 수 있는 전선 등이 장착돼 있지 않았다”며 “불길을 일으킨 원인을 찾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측이 폭발 사고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고 직후 LG화학은 브리핑에서 ‘불은 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이옥산을 담은 드럼통만 터졌을 뿐 화재는 없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사고 당시 제품 생산 여부에 대해서도 “설비를 세팅 중이었을 뿐 생산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기계설비 4대 중 2대에서는 이미 제품이 생산되고 있었고, 나머지 2대 역시 시험가동 중이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흥덕경찰서는 지난 30일 폭발 원인 규명을 위해 OLED 재료공장 생산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박스 3∼4개 분량의 증거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회사 측의 장비·시설 관리 소홀 및 안전 부주의에서 대형 참사가 비롯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거물을 분석하고 있다.

지난 23일 발생한 LG화학 청주공장 폭발 사고로 근로자 1명이 병원 이송 직후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5명이 숨지고 6명이 전신 화상에 가까운 중상을 입고 치료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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