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사 특검 출두해 진술… 李대통령 개입 정황 드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특검 이광범)이 지난 주말 이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이번 사건 핵심 피의자를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민주통합당이 이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했던 7명 중 특검의 조사를 받지 않은 인물은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 임태희(56)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한 조사 여부와 방식을 이번 주초 결정할 계획이다. 임 전 실장에 대한 조사 여부도 검토 중이다.이명박 대통령의 ‘영원한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내곡동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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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기획관은 또 특검 조사에서 “이 대통령이 지나가는 말로 ‘아들이 대출을 받아야 하니까 차질 없이 해 달라. 관심 좀 가져 달라’고 얘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매입에 관여했음이 읽히는 대목이다.
이 밖에 김 전 기획관은 “부지 매입 실무를 담당한 경호처의 김태환씨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내곡동 사저 부지 관련 논란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 때 부동산 중개수수료 영수증을 들고 와 시형씨가 내야 할 1100만원을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가 시형씨의 중개수수료를 대신 냈으나 국회에서 사저 부지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되돌려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의 연루 의혹에 대해 “이 사건에 가담한 사실을 전혀 찾을 수 없다. 피의자들의 진술을 듣지 않더라도 범죄 혐의가 없음이 명백한 사안”이라며 고발을 각하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김세욱(58·별건 구속)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구치소 방문조사에서 “김백준 기획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받아 시형씨가 빌린 부지 매입 자금을 집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앞서 2일 소환한 김 전 경호처장에 대해서는 약 17시간에 이르는 고강도 조사를 실시한 뒤 3일 오전 3시쯤 돌려보냈다. 김 전 경호처장은 자신의 배임 혐의 등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2-11-05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