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허위신고했다가…상습 빈집털이범 덜미

경찰에 허위신고했다가…상습 빈집털이범 덜미

입력 2012-11-07 00:00
업데이트 2012-11-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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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진구 일대에 수십 차례 발생한 빈집털이 수사에 애를 먹던 경찰에 지난달 31일 단비 같은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이모(30)씨라고 밝힌 한 남자가 “키 179cm에 뚱뚱한 남자가 검은 점퍼에 흰 운동화를 신고, 점퍼 안에 뭔가를 감춘 채 빌라 쪽을 어슬렁거리다 도망갔다”고 신고한 것이다.

이씨는 친절하게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자신이 목격했다는 용의자와 도주방향을 설명하며 30분간 길을 안내했다.

그러나 주변 수색에도 용의자를 찾지 못한 경찰은 문득 이씨가 허위신고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주변 CCTV에서도 이씨가 설명한 인상착의의 남자를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이씨의 운동화 발자국과 범죄현장에 남은 발자국을 비교했고 둘은 정확히 일치했다.

실제 이씨가 신고한 검은 점퍼와 흰 운동화는 자신이 범행 당시 입은 옷이었다.

전날 광진구 구의동 범죄현장에서 잠복수사하던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다가 무사히 빠져나온 이씨가 경찰이 곧 자신을 잡으러 올 것으로 생각,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허위신고를 한 것이었다.

경찰조사에서 이씨는 작년 6월부터 최근까지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를 돌며 37차례에 걸쳐 5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인정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주로 집이 비어 있는 오후 시간대에 CCTV가 없는 다세대 주택이나 빌라에 들어가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로 전자잠금 장치를 부수고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3년 전 불법오락실을 운영하다 단속에 걸린 뒤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하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 주변 주택가에서 범행해왔다.

처음에는 출입구에 달린 우유 주머니를 뒤져 열쇠가 나오면 침입하는 단순 절도범이었으나 곧 자신감이 생겨 좀 더 효율적인 절도방법을 고민했고 인터넷에서 빠루로 출입문을 여는 방법을 익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이씨에게 특가법상 절도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이씨가 훔친 물건을 사들인 송모(61)씨 등 귀금속 매입업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범행 횟수만 보면 전문 절도범이지만 집에 침입했다가 먼저 들어온 다른 절도범과 맞닥뜨려 놀라 도망가는 등 허술한 면이 많다”라며 “결국 잔머리를 굴리다 자기 꾀에 빠진 꼴”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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