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노갈등’ 때문에 9주째 주말특근 중단

현대차 ‘노노갈등’ 때문에 9주째 주말특근 중단

입력 2013-05-03 00:00
수정 2013-05-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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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현장조직 “집행부 사퇴하라”…1조3천억 생산차질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대표단이 윤갑한 현대차 사장을 만나 중단된 주말 특근을 재개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대표단이 윤갑한 현대차 사장을 만나 중단된 주말 특근을 재개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사가 중단됐던 주말 특근 재개에 합의했으나 노노갈등이 불거져 9주째 특근을 하지 못하게 됐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문용문 노조위원장(지부장) 등 노사 대표는 지난달 26일 주말 특근을 위한 교대근무 방식과 임금 등에 합의하고, 4일부터 특근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각 공장(사업부) 노조 대표들이 집행부의 합의에 반발하고 있다.

노사 대표는 주말 특근을 기존의 밤샘근무 형태로 하지 않고, 새로 시행한 주간연속 2교대 근무(1조 8시간 + 2조 9시간 근무) 체제에 맞게 바꾸기로 합의했다. 또 과거의 비효율적 주말 특근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같은 합의에 울산공장 9개 사업부 노조대표가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노조위원장 공개사과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주말 특근 재협상 등을 요구하며 주말 특근을 계속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에는 노사 합의에 불만을 품은 울산1공장 대의원과 조합원들이 생산라인을 5시간이나 멈춰 세워 자동차 300대를 생산하지 못하기도 했다.

또 울산공장 본관과 노조사무실 앞에서 농성하고, 본관 건물에 수백 개의 계란을 던지며 항의했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이번 주말에도 특근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되면 지난 3월 이후 모두 9차례 주말 특근을 못해 총 6만3천대(1조3천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주말 특근을 둘러싼 노노갈등은 현 집행부와 노선이 다른 현장 노동조직이 집행부 흔들기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사 합의에 반대하는 울산1∼5공장 사업부 대표들은 “문용문 노조위원장이 주말 특근 협의를 졸속으로 직권조인 했다”며 집행부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일부에서 오는 9월의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집권을 노리는 노동조직간 선명성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현대차 노동운동을 이끄는 현장조직들은 정치적 목적이나 이상을 달리하면서 집행부 선거 때마다 연합하거나 단독으로 위원장 후보를 내세워 패권 다툼을 벌여왔다.

이 때문에 노사합의에 제동을 거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임금협상에서는 노사간 잠정합의 막판에 협상 결과에 불만을 품은 노동조직이 노조측 교섭위원의 교섭장 출입을 봉쇄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조의 이같은 조직·계파간 싸움은 현대차 노사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장노동조직의 하나인 ‘길을 아는 사람들’은 이날 유인물을 내고 “주말 특근 합의를 놓고 서로 비난하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조합원의 노조에 대한 불신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주말 특근에 대한 노사합의를 받아들일 것인 지는 조합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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