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3년 등 최대 28개월 짧아
대규모 경찰관 증원 계획과 주요 선진국보다 최대 28개월 짧은 교육과정 탓에 ‘초짜 경찰관’이 무더기로 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임기 5년 내에 경찰관 2만명을 증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8개월의 교육 과정이 너무 짧다고 지적한다. 주요 선진국을 보면 독일은 신임 경찰의 교육 기간을 3년, 프랑스는 1년을 배정하고 있다. 일본은 15~21개월, 캐나다도 1년으로 우리 경찰 교육기간보다 길다. 특히 경찰은 신임 경찰관의 교육 강화를 위해 2011년 교육 기간을 6개월에서 8개월로 연장했고, 장기적으로 이를 12개월로 연장할 계획이었으나 중앙경찰학교의 수용 규모와 예산상의 제약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또 내년부터 순경 시험과목에 형법과 형사소송법 등이 선택 과목으로 바뀌면서 앞으로 신임 경찰관의 법률 지식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현장 실습만큼이나 법과 이론 교육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교육기간 동안 법률 교육을 기존 32시간에서 47시간으로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수험생들의 합격을 좌우하는 시험 과목에 반영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창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시험 과목을 쉽게 개편함으로써 경찰관 채용의 우선 순위가 전문화된 인력 양성보다 고졸자의 취업에 치우치지 않았는지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교육기간 동안 인성 교육과 현장 실습을 알차게 실시해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 실습을 강화하겠다는 경찰의 공언에도 일선 실습 현장에서는 경찰 업무에 바쁜 지구대장이나 선배 경찰이 동원되고 있어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장에서 체계적인 교육이 아닌 상급자들의 판단이나 기억에 의존하는 교육으로 흐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직 윤리와 인성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찰학교 교육이 아닌 선발 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주입식 시험을 통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중앙경찰학교에서 뽑고 이들이 중도 탈락자 없이 대부분 임용되는 방식으로는 부적격자를 가려내기 힘들다”면서 “실무교육을 중시하는 미국의 경우 인성과 사명감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거짓말탐지기 검사까지 시행하는 등 단계적으로 부적격자를 탈락시킨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3-05-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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