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재개발 이주단지 임대공급 변경…성남시 공무원-LH직원 ‘집단 몸싸움’

판교 재개발 이주단지 임대공급 변경…성남시 공무원-LH직원 ‘집단 몸싸움’

입력 2013-05-23 00:00
수정 2013-05-2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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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불법행위 일제 점검” LH “부당한 공무 집행”

경기 성남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교 주민 순환 이주용 아파트의 임대공급 전환 문제를 놓고 22일 정면 충돌했다. 성남시 본청과 분당구청 소속 80여명의 공무원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LH본사로 몰려가 사옥 진입을 시도하며 이를 막는 LH직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경기 성남시 공무원들이 22일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사옥 진입을 시도하며 LH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공무원들이 22일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사옥 진입을 시도하며 LH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LH가 판교 백현마을에 건설한 성남2단계 재개발사업구역 주민 순환 이주용 아파트를 전날 일반 임대공급으로 전환 공고하자, 시가 반발하며 LH 사옥의 각종 불법행위를 일제 점검하겠다며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점검 분야는 건축·광고물·복지·위생·공원·도로 등 시설 전 분야다. 시는 접이식 정문 시설과 주차안내 부스 무단 설치, 직장 어린이집 안전설비 미비, 운동장 정자공원 훼손 등을 1차적으로 문제 삼았고, 앞으로 건물 내부 구조 용도변경, 직원 식당 위생분야도 점검할 계획이다. 불법행위 단속이 명분이지만, 실제는 당초 2008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던 신흥2동 등에 대한 재개발을 조속히 추진하라는 압박이다.

이에 대해 LH 측은 “국가 공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부당한 공무집행”이라며 반발했고, 시 측은 “정당한 공무집행”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주변에 2개 중대 2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심각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시는 2008년 11월 신흥2동 등 3개 구역 54만 5863㎡를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LH를 사업시행자로 선정해 재개발을 추진해왔다. LH는 이듬해 12월 판교 백현마을에 신흥2동 등 재개발구역 주민들 순환 이주용 국민임대아파트 3591가구를 신축했으나, 부동산경기침체 및 자금난으로 지금까지 재개발사업을 추진하지 못해 빈집으로 방치되고 있다. 수년째 수천 가구의 새 아파트가 유령마을처럼 방치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LH는 3591가구 중 1869가구를 일반에 임대 공급한다며 전날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다.

시가 고통분담책으로 제시한 무이자 융자와 미분양 공동인수 제의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없이 특정지구에 회수할 수 없는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3-05-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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