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교 정화구역 유흥업소 등 4만여개 넘어
유흥·단란업소 등 학교 주변 유해업소들이 전국적으로 4만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보건법에서 정한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정화구역)에는 학교 반경 50m 이내를 절대정화구역으로 정해 유해업소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2일 발표한 ‘학교 주변 유해환경 현황과 개선을 위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정화구역 내 유해시설은 총 4만 1543개다. 이 가운데 유흥·단란업소가 약 3분의1인 1만 2166개로 가장 많았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 노래연습장과 당구장은 각각 9814개(23.6%), 7070개(17.0%)였고, 호텔·숙박업은 이보다 조금 적은 6932개였다. 멀티게임방(PC방)도 3214개에 달했다.
보고서를 쓴 조인식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유흥·단란업소, 노래연습장, 당구장, 호텔·숙박업, PC방 등 5개 유형의 업소가 전체 유해업소의 94.3%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해시설이 난립하게 된 원인은 제재가 잘 이뤄지지 않는 데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제재 현황을 보면 정화요청 934건, 경찰 고발 142건, 기타 16건 등으로 총 1092건이나 됐다. 하지만 실제 조치는 자진 폐업 154건, 업종 전환 12건, 정화구역 조정 10건, 위치 이전 7건, 허가 취소 6건 등 모두 총 189건에 불과했다. 요청·고발 건수 대비 조치 이행률이 17.9%에 불과해 정화요청·고발이 직접적 조치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조사관은 “제대로 된 심의기준이 없다 보니 동일한 유해업소에 대해 정화위원회별로 심의 결과가 다르다”면서 “학교 주변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정화위원회의 객관적 기준 마련과 유해시설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3-05-23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