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노출 우려 적고 단기간 고수익 유혹 “국내 브로커와 현지 성매매업주 고리 끊어야”
외국 원정 성매매 사건이 끊임없이 불거져 근절 대책이 시급하다.일본에 집중되던 원정 성매매는 호주와 미주, 유럽지역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성매매 여성도 유흥업소 종업원에서 가정주부, 전문직 여성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고리의 사채를 빌려쓰다가 갚지 못해 팔려가다시피 외국으로 건너간 성매매 여성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자발적으로 원정 성매매를 하는 여성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21일 적발한 원정 성매매 여성들은 47명. 유흥업소 종업원이 대다수이지만 전직 연예인에서부터 모델, 주부, 운동선수 등 자발적인 여성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이들이 원정 성매매에 나서는 것은 신분 노출 우려가 적고 짧은 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유혹 때문이다.
한 달에 2천만∼3천만원을 벌 수 있다고 브로커는 유혹하지만, 현지에 도착하면 홍보 동영상 촬영비와 숙식비 등을 제외하면 그다지 큰돈을 만지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성매매를 통해 번 돈의 40%를 현지 포주에게 주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선지급금 2천만원을 받고 일본으로 성매매하러 갔다가 건강 악화로 약속한 성매매 횟수를 채우지 못한 한 여성은 벽지로 인신매매돼 구사일생 끝에 귀국하기도 했다.
일부 성매매 여성은 브로커의 말대로 한 달에 2천만원 이상을 벌기도 하지만 이는 현지 고객이게 인기가 많아 하루 10차례 이상 꾸준히 성매매를 해야 하는 경우다.
이렇게 번 돈의 대부분은 국내 사채업자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간다.
부산경찰청에 적발된 한 사채업자는 외국으로 가는 여성들에게 346%의 살인적인 연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 주고 성매매 여성이 귀국하면 성매매로 번 돈을 고스란히 챙겼다.
2011년 부산에서는 외국 원정 성매매를 하고도 돈을 모으지 못한 한 여성이 성매매 과정을 거치면서 우울증을 앓게 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다.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말도 거짓이다. 거의 나체 상태로 찍은 홍보 동영상이 현지에서 인터넷에 버젓이 올려져 있고, 일부 고객은 몰래 카메라로 촬영해 유포하기도 한다.
지난해 부산경찰청은 일본 원정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현지에 유포한 혐의로 일본인 1명을 적발했지만,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아직 처벌을 못 하고 있다. 이 영상은 국내에도 일부 유포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외국 원정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유흥업소와 결탁한 사채업자, 비자 브로커 등에 대한 단속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자발적인 원정 성매매까지 근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