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판 ‘위안부 일대기’에 반발한 日 교육계

일본어판 ‘위안부 일대기’에 반발한 日 교육계

입력 2013-08-21 00:00
수정 2013-08-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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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이어온 경남교육감 방문 연기 요청…사실상 거부 추정

양국 고등학생의 스포츠와 교육 교류를 위한 고영진 경남교육감의 일본 방문이 일본 교육계의 연기 요청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21일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고 교육감을 비롯해 진주고등학교 축구팀 등 스포츠교류단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일본 야마구치현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야마구치현 교육위원회 소속 관계자가 경남교육청에 전화로 방문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야마구치현 교육위 관계자는 지난 7월 말 폭우로 주민 2명이 숨지는 등 대규모 재해가 발생했고 소학교에서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란 이유를 들었다고 경남교육청이 전했다.

당시 경남교육청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항의한 뒤 공식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다나베 쓰네미 야마구치현 교육장은 이메일로 경남교육감의 방문 연기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야마구치현 교육장은 스포츠교류단은 원래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다고 모순된 입장을 덧붙였다.

경남교육청은 이번 방문 연기 요청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일대기 ‘나를 잊지 마세요’ 일본어판을 발간하고 일본 교육계 등에 보낸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13일 800권을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교육계 지도자들에게 발송했다.

올해는 경남교육청과 야마구치현 교육위원회가 우호교류협정을 맺은 지 15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다. 양 기관은 해마다 번갈아 방문해 왔다.

지난 16일 인사말까지 확정 짓는 등 최종 일정을 마무리한 상태였다.

이런 전후 사정으로 볼 때 이 책이 지난 17일이나 18일께 도착했고 이를 본 일본 측 관계자들이 반발한 것으로 경남교육청은 추정했다.

경남교육청은 ‘교육감이 빠진 교류단은 의미가 없으며 스포츠교류단 방문도 연기하겠다’는 답변을 일본 측에 보냈다.

만약 야마구치현 교육위원회에서 경남교육감이 다시 방문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는다면 지난 14년간 맺은 양 기관의 교류가 올해는 무산된다.

야마구치현은 초대 조선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에 이어 현 아베 총리까지 배출한 지역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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