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연루 인물 수원·성남·하남 관변단체서 활동
국가정보원이 수사 중인 내란음모 사건의 활동 근거지로 떠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후폭풍을 우려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2010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야권연대의 산물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 수원·성남·하남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관변단체에 포진하거나 시정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이다.
2일 수원시, 성남시, 하남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구속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수원시 사회적기업경영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11년 9월 센터장 공모에 단독 지원해 선발됐으며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센터에는 시비 2억1천만원, 도비 5천만원 등 2억6천만원의 자치단체 예산이 지원된다.
이번 사건의 경기동부연합 내부 조력자로 알려진 이모씨는 수원시친환경급식지원센터장을 맡고 있었다. 올 연말까지 임기를 남겨둔 그는 지난달 29일 센터에 전화해 “내 자리 책상 서랍 안에 사표를 넣어놨다”고 말하고는 자취를 감췄다.
이씨는 구속된 통합진보당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과 경희대 동문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공동정부 구성으로 들어온 인사들이 종북세력으로 드러나면서 시와 시장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대상자로 소환 통보를 받은 김근래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하남지역위원장)은 올해 2월부터 환경하남의제21실천협의회 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하남시장 후보였던 김 부위원장은 지방선거 나흘 전 민주당 이교범 후보(현 하남시장) 지지를 선언하고 후보를 사퇴했다.
국정원은 지난달 28일 부위원장 자택과 함께 시청사 지하 1층 하남의제21 사무실과 푸른교육공동체 평생학습교육원 등도 압수수색했다.
하남시는 하남의제21에 조례를 근거로 1억7천만원, 푸른교육공동체에 1억4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시의회는 지난 6월 예산결산 심사 때 협의회장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제기하는 등 하남의제21의 불분명한 예산 집행을 추궁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협의회장은 회원 호선으로 선출하며 급여도 지급되지 않는 명예직”이라고 해명하며 선을 그었다.
지난해 통합진보당 분당사태 때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로 지목된 성남시도 긴장하고 있다.
김미희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현 통합진보당 의원)와 정책연대한 민주당 이재명 시장 취임 직전 민주노동당 주변 인물들이 대거 시장직 인수위원회(시민행복위원회)에 참여했고 이후 일부는 시정에 직접 참여했다.
시민행복위 도시건설분과에는 압수수색 대상자인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와 일부 언론에 의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신모씨도 포함돼 있다.
신씨는 2011년 4월 시민참여정책분야 계약직 마급(9급) 상당으로 채용됐다가 임기 만료 한 달을 앞두고 지난 3월 사직했으며 정책기획과 소속으로 비서실에 딸린 민원실에서 근무했다.
성남시는 또 다른 통합진보당 주변 인물들이 산하 기관과 예산지원 조직에 근무한 적이 있어 수사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 상당수 공무원은 “올 것이 왔다”거나 “후보 단일화 대가로 무리하게 시정에 끌어들인 인물들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며 불통이 튀지 않을까 우려했다.
수사가 확대되면 지방정부 예산이 비밀조직 자금으로 들어갔는지도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여 지자체에 몰아닥치는 후폭풍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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