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자금 의심’ 사돈회사 동아원 압수수색

‘전두환 비자금 의심’ 사돈회사 동아원 압수수색

입력 2013-09-03 00:00
업데이트 2013-09-0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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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 결혼 축하금 160억 조사…장남 허브빌리지 땅·건물 압류

전두환 일가의 재산 은닉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일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의심되는 동아원 본사와 관련 업체 등 11곳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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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원 압수품 옮기는 검찰
동아원 압수품 옮기는 검찰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동아원 본사에서 압수수색한 물품을 트럭에 싣고 있다. 동아원은 전 전 대통령의 삼남 재만씨의 장인 회사로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이 회사에 흘러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오전 9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동아원 본사와 관계자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 60여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동아원은 전 전 대통령의 삼남 재만씨의 장인인 이희상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로, 이 회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그동안 동아원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하며 압수수색을 준비해 왔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동아원 그룹이 보유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 지역 소재 와이너리인 ‘다나 에스테이트’의 설립·운영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나 에스테이트는 동아원 명의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이 회장과 재만씨가 공동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원은 2005년 부동산 투자회사 고도(KODO)를 통해 다나 에스테이트를 설립했고, 총 780억여원을 투자해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투자금의 일부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일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재만씨가 결혼 직후 이 회장으로부터 축하금 명목으로 받은 160억원 상당의 채권과 재만씨가 보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신원플라자도 비자금 유입이 의심된다. 검찰은 1995년 채권 경로를 추적한 끝에 결혼 축하금 160억원 중 114억원의 실소유주가 전 전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법원은 입증 부족을 이유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원플라자는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100억원대의 건물로 현재는 상업용으로 쓰이고 있다.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의 이 건물은 재만씨가 1998년 1월 팔았다가 2002년 다시 사들였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추징 회피 목적으로 일시적인 소유권 이전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9일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소유한 경기 연천의 허브빌리지 땅을 압류하면서 이 토지 위에 세워진 건물 일부도 함께 압류했다. 압류 대상 건물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시점 이후에 건축된 것들만 포함됐다.

검찰이 일가의 재산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압박 수위를 높여 가는 가운데 전 전 대통령 측은 자진납부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자진납부 의사는 아직 전달받은 바 없고, 자진납부한다 해도 수사를 놓고 거래하진 않는다. 수사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자녀들의 소환 계획에 대해선 “확인할 부분을 다 확인한 뒤에 부를 예정”이라면서 “아직 일정도 조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3-09-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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