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징용자 통장 무더기 발견… “보상확대 계기 되길”

日징용자 통장 무더기 발견… “보상확대 계기 되길”

입력 2013-09-08 00:00
수정 2013-09-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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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도 피해자 배상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일제 강점기 강제로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 노동자의 통장 수만 개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단체와 전문가 등은 8일 “피해자에 대한 배상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지난 7일 징용 노동을 한 조선인 명의의 우체국 통장 수만 개가 일본 유초은행(郵貯·우편저축은행) 후쿠오카(福岡)현 후쿠오카시 저금사무센터에 보관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징용노동자에 대한 미지급 임금을 적립한 통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일본에 공개를 요구한 자료로 일본에 노무자로 끌려간 사람들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면서 “피해자들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위원회) 관계자는 “80만명에 육박하는 일본 강제동원 노무자들은 자신의 통장이 일본에 있었는지 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면서 “이번 발견을 계기로 그 실체에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국장은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인 상황인 만큼 우리 정부가 나서서 배상문제 등을 신속히 매듭지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은 우선 일본 정부가 발굴된 자료를 우리 정부에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발굴된 자료를 넘기라고 요청해야 하며 우리 정부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법에 따라 배상금을 당사자에게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피해자가 개인적으로 통장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통장 정보를 넘겨 당사자에게 전달하도록 해야 하고 우리 정부도 당사자들이 돈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열 광운대 국제학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최근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신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보인 반응은 ‘모두 끝난 일’이라는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도 일본 정부를 설득하고 대화의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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