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떠러지 비탈길서 사투 70대…4시간 만에 구조

낭떠러지 비탈길서 사투 70대…4시간 만에 구조

입력 2013-09-11 00:00
수정 2013-09-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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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사진을 찍던 중 실족해 낭떠러지 바로 앞 비탈에서 나무와 바위틈을 이용해 몸을 지탱하며 4시간가량 사투를 벌이던 70대 남성이 무사히 구조됐다.

10일 오후 6시 15분께 부산 영도구 동삼동 아차산에서 사진촬영을 위해 등반하던 김모(70)씨가 발을 헛디디면서 비탈길로 미끄러졌다.

10여m를 미끄러진 김씨는 비탈길 끝 지점에 가까스로 멈춰 설 수 있었고 눈앞을 확인하는 순간 아찔함을 느꼈다. 비탈길 바로 앞이 20m 높이의 낭떠러지였던 것.

놀란 김씨는 다시 비탈길 위로 올라가려고 했지만 굴러 떨어지며 허리를 다친 탓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김씨는 ‘한 번 더 미끄러지면 죽는다’는 생각에 인근 바위틈에 몸을 끼우고 나뭇가지를 붙잡으며 버티기 시작했다.

몇분후 김씨는 간신히 주머니 속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119와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출동한 소방대원 20여명, 동삼지구대 소속 문명국(47) 경위와 황건철(41) 경사는 현장 수색작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씨가 사진을 찍으려고 이동한 곳은 등산로가 아닌데다 김씨가 사고 지점마저 잘못 신고하면서 수색작업은 길어졌다.

잘못된 위치에서 1차 수색작업을 벌이던 소방대원들은 수색 2시간 만에 산 전체로 수색 범위를 확대했고 약 4시간 만인 오후 10시 10여 분께 신고 위치의 반대방향 산 중턱에서 소방대원의 랜턴불빛을 보고 소리를 치는 김씨를 가까스로 구조할 수 있었다.

구조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김씨는 “사진을 찍다 보니 무엇엔가 홀린 듯 길도 없는 곳으로 접어들어 변을 당했다”면서 “깜깜한 어둠 속에서 구해준 소방대원과 경찰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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