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간부, 김용판 前청장 공판서 모순된 증언

경찰간부, 김용판 前청장 공판서 모순된 증언

입력 2013-10-11 00:00
수정 2013-10-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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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중간 수사결과 발표 방침…일부 분석결과 제외”

이병하 전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장이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 경위와 관련해 김용판 전 서울청장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면서 내용상 모순을 드러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판 전 서울청장에 대한 공판에서 이 전 과장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중간 수사결과를 신속히 발표했다고 하면서도 디지털 증거 분석 결과를 가감없이 보도자료에 담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과장은 “대선을 불과 8일 앞두고 사건이 벌어진 만큼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분석 결과를 있는 그대로 빨리 발표해야 한다는 방침이었다”며 “대선 전에 발표하려고 서두른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과장은 이어진 신문에서 발표 당시 일부 분석 결과를 일부러 제외한 사실을 시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청은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임의 제출한 노트북에서 삭제된 텍스트 파일을 복구해 아이디·닉네임 40개를 발견했으나 보도자료에는 40개를 ‘여러개’라고만 표시했다.

서울청은 김씨가 4대강, 무상복지 등 이슈와 관련한 글을 작성한 사실도 확인했으나 브리핑을 위한 예상 질의·답변에서 ‘(김씨가) 인터넷에 남긴 글은 혐의 내용과 관련돼 답변할 수 없다’며 이를 숨겼다.

이 전 과장은 “개인정보라고 생각해서 (정확한 내용을) 적시하지 않았다. 언론에 보도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며 “내부 회의를 통해 그렇게 표현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노트북을 임의 제출할 때 분석 대상을 ‘문재인과 박근혜에 대한 지지·비방글’로 제한했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까지 그런 글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분석 결과를 모두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 전 과장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한 사실이 언급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 전 과장이 국정원 직원 안모씨와 전화통화를 1번만 했다고 진술했다가 통화 내역을 제시하자 이를 번복했다”며 “두 사람은 작년 12월 14일과 16일 각 3차례씩 통화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 전 과장은 이에 대해 “안씨가 분석 결과를 언제 발표하냐고 물어서 별 것 없다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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