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도 압수수색…국정원 ‘기관통보 절차 무시’ 이의제기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난해 대선 전 소셜네트워크(SNS)인 트위터에서 선거·정치 관련 글을 올리고 이를 퍼나르기 한 사실이 확인됐다.18일 국정원과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문제의 트위터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정원 전 심리전단 소속 직원 4명의 주거지를 17일 압수수색하고 이들 중 3명을 체포해 조사했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들 신병을 확보했다가 국정원 측에서 ‘기관 통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해 조사 후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정원 직원은 지난해 대선 전 트위터에 선거나 특정 정당과 관련한 글을 올리고 이를 퍼 나르기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트위터에 선거·정치 관련 글을 올린 게 조직 차원에서 이뤄진 일인지, 상부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14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정원 직원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에서 특정 후보들에 대한 지지·비방글 320여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간 트위터 계정 아이디와 이메일 주소가 실제 국정원 직원들의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검찰은 애초 이들 직원에 대한 체포시한까지 충분한 조사를 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국정원에서 ‘직원들에 대한 수사 사실을 미리 통보해 주지 않았다’면서 항의해 귀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직원법 23조에는 수사기관이 국정원 직원에 대해 수사를 시작한 때와 수사를 마친 때에는 지체없이 국정원장에게 그 사실과 결과를 통보하게 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측의 ‘절차 무시’ 지적에 대해 “어차피 구속될 사람들도 아니라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석방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민주당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조사특위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이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402개 트위터 계정을 확보해 트위터 미국 본사와 국내 포털 등을 거쳐 신원 확인작업을 거쳤다”고 밝힌 바 있다.
특위는 “특히 검찰이 파악한 핵심계정 13개 중 국정원 심리정보국에 근무하면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난한 글을 올린 혐의로 고발된 이모씨의 계정 ‘누들누들’(@nudlenudle)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이 2011년 11∼12월 SNS 대응팀으로 20명이 추가 배치했다는 점에서 검찰이 수사 중인 402개 계정 가운데 2011년 12월 가입된 13개 계정은 새로 배치된 직원들이 운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위는 국정원 직원 계정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글을 분석한 결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홍보한 글이 5천15건, 4대강 사업 등 국내 정치 현안에 관한 글이 1만4천995건, 대선 관련 글이 1천673건으로 각각 분류됐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