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이혼 감소 뒤에는 ‘동거커플’ 있다

신혼이혼 감소 뒤에는 ‘동거커플’ 있다

입력 2013-10-22 00:00
수정 2013-10-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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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 미루는 젊은 층 늘어 헤어져도 통계에는 반영 안돼

9개월차 신혼인 김명진(33·가명), 최지혜(31·여·가명) 부부는 아직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 양가 부모와 친척, 친구들까지 모두 초대해 결혼식을 올린 뒤 함께 살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남남’이다. 대학원 졸업 전에 결혼한 최씨는 21일 “취업 시장에서는 아이 없는 기혼 여성이 가장 기피하는 대상이라고 한다”면서 “어차피 결혼과 대학원 졸업이 비슷한 시기여서 혼인 신고를 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결혼식을 올리고도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 신혼부부가 늘고 있다. 2009년 이후 전체 이혼 건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특히 동거 기간이 4년 미만인 신혼부부가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이유 중의 하나가 신혼부부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나타나는 통계의 ‘착시 현상’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신혼 이혼이 감소한 이유도 있겠지만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가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지난 20일 대법원이 발간한 2013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함께 산 기간이 4년 미만인 신혼부부의 이혼 건수는 2010년 3만 1528건에서 2011년 3만 689건, 지난해 2만 8204건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이를 두고 혼인 신고에 ‘유예 기간’을 두는 최근의 결혼 트렌드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민창 변호사는 “젊은 층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최근에는 이혼 상담뿐 아니라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 관계의 재산 분할 등에 대한 상담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10-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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