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재개 21일 만…1곳은 육로·1곳은 헬기로 레미콘 수송
한국전력공사가 22일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의 기초 공사의 마지막 과정인 콘크리트 작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주민의 반발 속에 지난 2일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지 21일 만이다.
한전은 이날 오전 8시 45분부터 오후 2시 20분까지 송전탑 건설 예정지인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레미콘 운반차 19대를 4차례로 나눠 송전탑 현장으로 진입시켰다.
한전이 밀양지역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21일째인 22일 경남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84번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시공업체가 본격적인 콘크리트 작업을 벌이고 있다.84번 공사현장은 공사가 재개된 밀양지역 송전탑 가운데 가장 작업 속도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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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밀양지역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21일째인 22일 경남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송전탑 철근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위해 레미콘 차량이 경찰의 호위 속에 공사장으로 향하고 있다.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경찰의 저지로 고립돼 차량 진입을 막는 등 시위를 벌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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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운반차들은 가장 진척이 빠른 바드리마을의 84번 현장에 있는 지름 3m, 깊이 6m의 원통형 구덩이 4곳에 콘크리트를 쏟아 부었다.
원통형 구덩이는 철탑 지지대를 세워 단단하게 고정하는 곳이다.
레미콘 차의 진출입 과정에서 송전탑 반대 주민 등 100여 명이 마을 입구에서 500m 떨어진 도로 3~4곳에 나눠 삼삼오오 모여 차량의 통행을 몸으로 잇달아 막으려다가 경찰에 제지당했다.
이날 오전 11시 5분께 바드리마을 입구 도로에서 여성 활동가 1명이 콘크리트 작업을 마친 뒤 내려오는 레미콘 차에 뛰어들어 바닥에 드러누웠다가 여자 경찰관 등에 들려 나갔다.
이에 앞서 오전 8시 40분께 마을 입구에서 100여m 떨어진 도로에서 주민 등 2명이 송전탑 현장에 진입하려는 레미콘 차를 막아섰다가 경찰에 의해 도로 밖으로 끌려나갔다.
오전 7시 20분께는 입구에서 500m 떨어진 도로에서 주민 1명이 바닥에 드러누워 공사자재 운반 트럭을 막으려다가 끌려나가는 등 반대 주민 등의 공사 저지 시도가 이어졌다.
또 오전 8시 50분께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 함께 투쟁하는 민주당 소속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길가에 세워둔 자신의 카렌스 승용차를 기습적으로 몰고 와 입구 도로를 틀어막는 소동이 빚어졌다.
문 시의원은 차 안에서 송전탑 공사 강행에 항의하는 뜻으로 스카프로 자신의 목을 매려고 했다.
경찰은 재빨리 차 문을 따고 문 시의원을 밖으로 끌어내 뒤 승용차를 길 밖으로 견인했다.
오후 1시께는 주민 1명이 경찰의 한전 공사 보호에 거세게 항의하다가 쓰러져 119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한전은 이날 부북면 위양리 126번 송전탑 현장에도 헬기로 콘크리트를 실어 날라 타설 작업에 들어갔다.
126번 현장은 산길이 가파르고 좁아 레미콘 차의 접근이 어려워 헬기로 공수한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84번 현장은 230㎥, 126번 현장은 500㎥의 콘크리트가 각각 들어간다.
차량으로 콘크리트를 운반하는 84번 현장은 6~7일에 걸쳐 3차례 이뤄진다.
헬기로 공수하는 126번 현장은 헬기로 옮길 수 있는 콘크리트 양이 1.2㎥ 정도로 제한돼 400차례 이상 수송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마치면 지상 공사인 철탑 조립을 시작한다.
한전은 이에 앞서 오전 7시 20분께 삭도 설치용 기초 자재, 콘크리트 구조물, 건설장비 등을 실은 트럭 7대도 경찰의 보호 아래 현장에 올려 보냈다.
나머지 8개 현장에서는 한전과 시공사 근로자들이 굴착과 철근 조립 등 기초 공사를 계속했다.
경찰은 이날 공사 차량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7개 중대 500여 명의 인원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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