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3년 사회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5명 정도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류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절반가량이 자기 소득에 만족하지 못했고 2011년과 비교해 소득이 감소한 가구가 26.1%, 빚이 늘어난 가구가 24.1%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의 ‘2013년 사회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2년 주기로 실시되는 이번 조사는 전국의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만 8000명을 대상으로 복지, 사회 참여, 문화·여가, 소득·소비, 노동 부문에 대해 이뤄졌다.
자신이 하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늘어났다. 가구주 중에서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하류층이라고 답한 비율은 46.7%로 2011년에 비해 1.4% 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1988년 관련 조사 개시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상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9%로 변화가 없었지만 중산층이라는 응답은 52.8%에서 51.4%로 감소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구주도 23.6%로 1.5% 포인트 줄었다.
하류층에서 중산층으로, 중산층에서 상류층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희망도 작아졌다.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28.8%에서 28.2%로 내려갔다. 자녀의 사회적 지위가 자신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부모도 41.7%에서 39.9%로 줄었다.
소득이 감소하면서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늘어났다. 19세 이상 가구주 중 노후를 준비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27.1%로 2.9% 포인트나 증가했다. 연령별로 60세 이상이 48.4%로 가장 많았고 19~29세 40.9%, 30대 12.9%, 40대 14.3%, 50대 19.8%였다.
60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7명은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전체의 3분의2인 67.8%가 자녀와 떨어져 살고 있다. ‘따로 사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30.8%로 가장 많았다. 장례 방법은 전체 응답자의 83.6%가 화장을 원했고 매장을 선호하는 비율은 17.2%에서 14.7%로 감소했다.
지난 1년 동안 기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34.6%로 1.8% 포인트 줄었다.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레저시설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사람은 71.4%,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경험자는 63.4%로 각각 5.6% 포인트, 4.8% 포인트 늘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도 17.2%로 1.3% 포인트 증가했다.
13~29세 사이의 청년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은 ‘국가기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15.6%에서 17.7%로 가장 크게 늘었다. ‘국가기관’과 ‘대기업’의 선호도는 28.6%와 21.0%로 각각 0.1% 포인트, 0.6% 포인트 떨어졌다. 청년 취업난의 여파로 중소기업 선호도는 2.8%로 0.5% 포인트 증가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3-12-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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