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노숙인 밴드 희망가
“처음엔 ‘내 형편에 무슨 밴드야’ 했었는데 연습하며 힘든 일도 잊을 수 있었고 자신감도 갖게 됐어요. 이제는 좌절한 인생이 아니라 희망을 노래하며 음악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 보람을 느껴요.”
영등포구 제공

지난해 12월 첫 번째 드림콘서트 무대에서 노숙인 밴드 ‘드림 플러스’가 공연하고 있다.
영등포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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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에서 운영하는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노숙인이 조길형 구청장과의 면담에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게 계기가 돼 지난해 9월 결성됐다. 영등포 지역 노숙인 쉼터 ‘보현의 집’에서 멤버를 모집하고, 연습 장소를 제공했다. 한국마사회는 악기 구입비용을 거들었다.
3개월 동안 맹연습을 거쳐 지난해 12월 첫 번째 드림 콘서트를 가졌다. 멤버 가운데 일부인 3명이 조촐하게 무대에 올랐다. 이후에도 드림 플러스는 낮에는 공공근로 등을 통해 일하고 저녁 시간에 짬을 내 연습하며 꾸준히 실력을 키워 왔다. 자활과 사회 복귀에 대한 자신감을 키운 것도 물론이다. 또 구청과 문화재단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나가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1회 공연 때는 객원 연주자들의 힘을 일부 빌렸지만 이번에는 전체 8명이 보컬, 기타, 드럼, 건반 등을 도맡아 희망의 하모니를 빚어낼 예정이다. ‘먼지가 되어’, ‘밤이 깊었네’, ‘비와 당신’, ‘바운스’, ‘젊은 미소’ 등 다양한 록 음악을 준비했다. 보현의 집은 이날 밴드 결성에 큰 힘을 실어준 조 구청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계획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12-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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