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운항 26일 새벽까지 3만1천여명…26일 하루 4만4천여명 출발 가능
사상 초유의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 중단 사태로 빚어진 제주 ‘체류객 수송작전’이 이르면 27일께 마무리될 전망이다.다시 시작된 ’집에 가기’ 전쟁
26일 오전 제주공항 국내선 창구가 대기·수속 승객으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추산한 탑승자 수로는 3만1천980명에 이르렀다.
26일 정상 개항 시각(오전 6시) 이후에도 제주공항에서는 228편(국내선 198편·국제선 30편)의 여객기가 4만4천460명을 육지와 해외로 실어 나를 전망이다.
이날 정상 운항이 이뤄지면 25∼26일 이틀 간 여객기 392편에, 7만6천440명이 제주를 떠나는 셈이다.
제주 고립의 사태로 제주에 남게 된 9만7천여 명의 80% 가까운 비율로 10명 가운데 8명이 귀가하는 것이다.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기 전 제주에 남은 체류객은 23일 2만여 명, 24일 3만8천736명, 25일 3만8천264명 등 모두 9만7천여 명으로 당국은 추산했다.
이에 따라 27일이면 남아 있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을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공항은 물론 김해공항 등에서도 항공기가 수시로 지연 운항되고 있지만 그 간격이 길지 않아 제주도는 이날 이 인원 만큼 수송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많은 항공편이 투입되며 제주공항 활주로는 한때 운항이 가능한 최대 한계치까지 육박했다.
25일 오후 10시대에 시간당 34편이 이착륙, 제주공항에서 시간당 운항이 가능한 최대 ‘슬롯’(SLOT)에 이르렀다.
슬롯은 항공기가 이륙하려거나 착륙한 뒤 계류장을 이동하는 시간이다. 제주공항에서 슬롯 한계 횟수에 다다르면 1분 40여 초마다 항공기가 뜨고 내려야 한다.
체류객 밤샘 수송 과정에서 다소 불미스러운 일도 벌어졌다.
25일 오후 11시 6분께 제주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KE1275 여객기가 엔진(넘버 4) 덮개의 일부가 찌그러진 채 파손됐다.
이 여객기는 임시편으로 마련돼 제주 체류객을 수송하려고 김포를 출발했다. 승객을 태우고 있지 않았으며, 이와 관련해 부상한 승무원도 없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찌그러진 엔진 덮개의 잔해가 활주로에서 떨어져 이를 수습하는 등 주변 활주로를 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1시간가량 제주공항에 출·도착하려던 10여 편이 지연 운항하기도 했다.
떨어진 엔진의 덮개는 오른쪽 날개에 있다. 엔진의 둘레는 10m가량으로 덮개의 절반가량이 파손됐다. 이 여객기는 정비를 받기 위해 당분간 비행하지 못한다. 당국은 덮개가 착륙 중 파손됐는지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간밤에도 제주공항 대합실 곳곳에서는 체류객 수천 명이 대기표를 받기 위해 매트나 박스를 바닥에 깔고 모포나 옷가지를 덮은 채 뜬눈으로 밤을 지새거나 쪽잠을 잤다.
오전 3시 기준 공항에 잔류한 체류객은 약 2천500여 명이었으나 날이 밝아지며 속속 여객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는 제주공항 체류객들의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저비용항공사는 결항으로 남은 체류객들을 대상으로 먼저 기다린 순서대로 대기표를 주다 보니 체류자들이 대기표를 받으려고 한꺼번에 몰려 한때 공항이 북새통으로 변했다.
몇몇 이용객은 종이상자를 찢어 ‘특별기를 띄워라’ 등의 글을 적은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날 새벽까지 3만500여 명이 제주를 빠져나간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모두 383편(출발 224편, 도착 159편)의 여객기가 운항돼 출·도착 수송객은 총 4만2천여 명이다. 외국인 체류객이 몰렸던 국제선에서는 중국행 5천490명, 방콕행 480명, 홍콩행 322명, 일본행 71명 등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공항공사는 이날 제주공항에는 모두 479편(출발 241편, 도착 238편)의 여객기가 이·착륙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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