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도 어차피 늙는다니까?” 여성혐오인가, 차별인가…아니면 둘다?

“수지도 어차피 늙는다니까?” 여성혐오인가, 차별인가…아니면 둘다?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3-07 16:30
수정 2016-03-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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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정대후문에 게시된 대자보. 페이스북 페이지 정대후문 게시판 캡처.
고려대 정대후문에 게시된 대자보. 페이스북 페이지 정대후문 게시판 캡처.
여성 혐오 발언들을 비판한 고려대 정대후문의 대자보를 두고 학생들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고려대 여성주의 교지인 ‘석순’ 편집위원회에서는 최근 정대후문 게시판에 ‘강의실 속 흔한 여성혐오적 발언들’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대자보에는 강의실에서 나온 강의자들의 여성혐오적 발언들을 언급하며 “혹시 당신도 강의도중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나요?”라고 반문하며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래는 대자보에 적힌 강의실 내 여성 혐오 발언들이다.

“우리 ‘여편네’가 20대엔 참 예뻤는데, 40대 되어서 애 낳고 ‘개판’됐을 땐…”
“(역사의 흥망에 대해 설명하며) 어차피 모든 흥했던 것들은 망한다고. 수지도 어차피 늙는다니까?”
“이 소설 속 인물은 요즘 말로 하자면 소위 ‘된장녀’죠.”
“여자는 똑똑하면 남자한테 인기가 없어. 내가 선을 보러갔는데, 여자가 검사였나 그랬는데 말을 진짜 많이 했어. 조금 멍청하고 백치미가 있어야 남자한테 사랑받지.”

이날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에서는 대자보에 언급된 발언들이 여성혐오인가, 혹은 여성 차별의 일환인가를 두고 학생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차별 자체가 혐오를 기반으로 나오는 것이다”라는 의견과 “혐오는 없지만 편견이나 구시대적 인식으로부터 (저러한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지면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해당 발언들을 끼워 넣었다는 비판 의견도 있었다.

‘차별’과 혐오‘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제3의 의견도 있다.한 학생은 “혐오냐 차별이냐는 정의하기 나름 아닌가요. 저 분들이 정의하는 여성혐오는 여성에 대한 차별, 편견을 모두 포함하는거죠. 차별, 편견 기타등등 모든 여성에게 억압적인 요소는 혐오에서 기인한다고 보기 때문이겠죠.”라며 “여기서 ’차별과 혐오를 구분하라'라는 비판이 유효한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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