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2가 가스시설 교체 대상…일부 주민 “늘 어지러웠다”
지난 9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일가족 3명이 숨진 강원 평창군 아파트의 가스시설 안전도는 취약했다.3가구 중 2가구는 위험에 노출돼있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난 16∼17일 이틀간 아파트 4개 동 630세대 가스보일러의 안전 점검을 했다.
현재까지 조사를 완료한 334세대 중 225세대가 ‘보일러 배기통 교체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숨진 일가족의 현장처럼 보일러 연통 마개가 빠져 있는 곳도 상당수였다.
일부 주민은 늘 어지러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주민 대부분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으로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큰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가스안전공사는 다음 주까지 100% 조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결과는 가스 공급업체와 평창군에 보내 세대별로 개선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일산화탄소는 실내공기 허용 농도인 50ppm 이상을 흡입하면 구토와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색과 냄새가 없는 데다 몸에 들어가면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에 달라붙어 산소의 운반을 방해하고 저산소증에 빠뜨린다.
3천ppm까지 올라가면 30분 이내에 숨질 수 있어 ‘소리 없는 암살자’로 불린다.
실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이 합동으로 숨진 일가족의 아파트 베란다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3천ppm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란다 출입문을 닫고 40분 후 거실의 농도를 측정하자 문 틈새로 스며들어온 일산화탄소농도가 2천ppm까지 치솟았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주민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점검을 완료하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