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피해자 임시 보호시설서 또다시 학대당해

‘도가니’ 피해자 임시 보호시설서 또다시 학대당해

입력 2017-03-21 11:39
수정 2017-03-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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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후원금 유용·학대한 시설 대표·원장 해임

일명 ‘도가니 사건’ 피해자인 광주 인화학교 학생들이 임시 보호시설에서도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 8일 장애인 후원금과 시설 보조금을 유용한 광주 모 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와 원장(시설장)을 해임했다.

중증 여성 장애인 거주시설인 이 법인에서는 2012년부터 식재료 착취, 법인 후원금 등 2천700여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 장애인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고 폭행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곰팡이가 핀 빵을 제공하는가 하면 처방전 없이 약물을 투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법인 대표는 직원들에게 세차, 세탁, 청소 등을 강제로 시켰고 선물 구매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설에서는 2011년 ‘도가니 사건’ 이후 피해자 30명 가운데 무연고자 19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지난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광주시, 경찰, 국가인권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박찬동 집행위원장은 “법인 인가 취소까지 이뤄지더라도 또 다른 시설로 옮겨진다면 이들 피해자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제자리걸음일 뿐이다”며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피해자들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와 장애인 단체 등은 22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사실을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2011년 인화학교에서 일부 교직원의 청각장애 학생 성폭행 등 실화를 담은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이 사건에 전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그해 법인 허가가 취소되고 시설은 폐쇄됐으며 학생들은 임시 보호시설이나 교육기관으로 전원 조치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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