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만 되면 모든 것 해결되리라는 낭만적 믿음 안 돼”
박원순 서울시장은 20일 ‘촛불 시민’을 정치적 주체로 세우는 정치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박 시장은 이날 세교연구소 주최로 열린 공개 심포지엄 ‘촛불과 한국사회 : 광장의 진화를 위하여’에 기조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에 정당을 중심으로 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결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정당은 촛불 시민을 주체로 세우고, 이들이 일상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차기 정부는 누가 되더라도 여소야대 국회”라며 “정권교체만 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는 낭만적 믿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배경과 세력 사이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통의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연정과 협치의 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촛불시민은 ‘시민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다”며 “이제는 정치의 시간이다. 정치는 광장에서 표출된 촛불 시민의 분노와 열망을 구체적 변화로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촛불광장 지킴이’를 넘어 ‘촛불 시민 지킴이’가 되고자 한다”며 “촛불 시민을 정치적 주체로 세우고, 그 힘으로 정당정치의 혁신을 견인하는 것, 이것이 광장에서 잉태한 시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길이자 혁신 정치를 꽃피우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촛불’의 현재적 의미와 광장의 진화를 위해 필요한 행동, 그리고 ‘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변화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박 시장은 ▲ 시민들이 헌법 제1조 ‘민주공화국’이라는 국가의 기본적 가치를 지키고자 싸움 ▲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평화적 집회 ▲ 민주주의 제도와 절차에 따라 대통령 탄핵 ▲ 시민 민주주의 탄생 등 관점에서 이번 촛불시위를 평가했다.
박 시장은 “국민은 대통령을 파면했지만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광장의 요구는 탄핵과 단순한 정권교체에 머물러 있지 않다. 그동안 소홀히 다뤄졌거나 지연됐던 과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정치개혁·경제민주화와 함께 민주주의자를 키워내는 ‘일상의 촛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시민이 권력을 감시하는 수동성을 탈피해 정치를 통해 적극적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서울시 행정은 그 자체로 거대한 시민 민주주의 학교”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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