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계획 강도→우발 살인’ 비화로 잠정결론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40대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이에 따라 경찰은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허모(41)씨를 현장검증 없이 3일 검찰에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허씨는 수사진은 물론 변호사와의 접견에서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사건 관련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반성의 기미 없이 아무런 태도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런 허씨를 상대로 현장검증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한 데다 가능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고 내부 회의를 거쳐 현장검증을 생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보통 살인사건의 경우 현장검증을 벌여 구체적인 범행 재연 상황을 검토하나, 사정에 따라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
허씨 송치 시한은 체포된 날인 26일로부터 열흘까지로 오는 4일이나, 검찰과 협의해 하루 앞당겨 송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수사한 바로도 혐의 입증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동기는 허씨가 부유층을 대상으로 강도 행각을 벌이려고 계획했다가 자신도 예상치 못한 살인 행위까지 벌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허씨는 범행 직전 ‘고급빌라’, ‘가스총’, ‘수갑’, ‘핸드폰 위치추적’ 등의 단어를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고, 범행 일주일 전에는 용인지역 고급 주택가를 둘러보는 등 범행대상을 물색한 듯한 행적도 추가로 확인됐다.
범행 전후 행적으로 볼 때 무언가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살인 범행 후 허술한 현장 수습은 우발 범죄에서 나오는 패턴을 띠어 수사에 혼선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도 범행을 위해 미리 흉기를 준비한 것은 살인으로 이어지는 ‘결과’에 대한 ‘고의성’이 입증된다고 판단하고 있어 강도살인죄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수사된 바로는 허씨는 피해자 윤모(68)씨와 전혀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송치 시한을 앞두고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된 전북 순창 허씨 부친의 묘소 부근을 계속해 수색 중이며, 금융거래 내역 등을 살펴보고 있다.
허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오후 8시 50분 사이 양평군 윤씨의 자택 주차장에서 윤씨를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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